삼성 등 모든 기업은 비상 경영 돌입...금호만 형제가 싸워 걱정

 바야흐로 경제 비상시국이다. 지금 재계에선 불황 극복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 일부 금융계열사에서는 임원은 물론 사장까지도 항공기 출장시 이코노미석을 타도록 규정을 바꾸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삼성만이 아니다. 재계순위 2위인 현대차 그룹도 조직을 수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등 계열사 합병을 통해 그룹의 군더더기를 과감히 도려내고 있다. 이 또한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인식되고 있다.
 
포스코도 권오준 회장 체제에 접어들면서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히 접고 있다. 철강 산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본업과 거리가 먼 사업은 여지없이 잘라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KT도 황창규 회장 체제 들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국에서 소위 돈을 가장 잘 번다는 삼성-현대차는 물론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형 기업인 포스코와 KT도 생존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하지만 재계가 이렇게 살벌하게 돌아가는 데도 힘을 모으기는 커녕 그룹내에서 형제간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기업이 있어 걱정이다. 바로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네이버 포털에 들어가면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형제와 관련한 볼썽사나운 글이 여기저기 올라 있다. 올 2월 3일엔 “금호家 박삼구-찬구 형제 갈등 재점화”라는 글이 등장하더니 4월1일엔 “금호家 박삼구-찬구형제 전쟁, 추락할 때 까지 가나”라는 섬뜩한 글이 또다시 부각됐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2일엔 “바람잘 날 없는 박삼구-박찬구 금호家 형제들”이란 글이 연속 떠올랐고 급기야 이달 7일에는 “금호석화, 박삼구 회장 등 직무집행정지 소송”이라는 헤드라인이 포털을 장식했다.
 
뿐만이 아니다. 17일엔 급기야 “잇따른 논란 금호타이어, 박삼구 회장 경영권 방어할 수 있을까”라는 글이 또 올라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필자가 새삼 삼성과 현대차, KT, 포스코의 비상 경영 상황을 언급해 가면서 까지 금호家 형제의 갈등을 열거한 것은 이들 형제의 싸움이 더 길어질 경우 금호아시아나 금호석화 모두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크나큰 우려 때문이다.
 
국민들은 지금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가 하루빨리 ‘형제의 난’을 끝내고 본업에 매진해 주길 고대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항공 산업은 불황의 한 중심에 서있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때 황금노선 역할을 했던 일본 노선이 치명타를 입은 상태다. 그 뿐 아니다. 삼성증권 등은 사장이 출장을 떠날 때도 이코노미석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항공 경비 절감을 위해 각기업이 돈을 아끼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저가 항공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최근 수출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화물 운송 물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전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수출 물량이 줄어 힘들다”고 실토할 정도다. 
 
그런데 지금 금호家는 어떤가. 지난 3월 금호아시아나 주총때는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진출을 놓고 형제가 힘겨루기를 하더니 이제 박삼구 회장 등의 직무집행 소송까지 걸려 있어 경영진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박삼구-박찬구 형제가 어떤 앙금을 갖고 있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형제가 계속 갈등을 수위를 높여갈 경우 국민들은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로부터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잘 나가는 기업들도 죽기살기로 새 살길을 찾고 있는데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금호家는 형제간 갈등으로 국민들의 반목을 사고 있다. 참으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금호家 형제도 이제 하루빨리 화해하고 경영에 매진해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나 금호석화와 같은 기업이 잘 돼야 한국 경제도 살아나는 까닭이다. 남들은 살궁리를 찾아 할 수 있는 짓은 다 하는데 금호家만 엉뚱한 길을 걷고 있는다면 이는 곧 국민신뢰를 저버리고 급기야 더 나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금호家 형제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침 지난 16일 발표된 금호석화의 실적이 반토막난 것은 이제 금호가 형제도 싸움을 끝내고 경영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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