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위해 철강제품 수입 늘리고 수출 줄이기로
철강업계, 당국 감산 조치 앞두고 서둘러 생산 늘려 역대 2위 기록

중국 랴오닝성 철강공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랴오닝성 철강공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철강제품 수출을 줄이는 대신 철강 제품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조정해 선철, 조강, 고철, 크롬철에 대해 1%~2%씩 매겼던 수입 관세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고 재정부가 지난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반면 일부 철강제품 수출 관세는 올리기로 했다. 규소철은 25%, 크롬철은 20%, 고순도 선철은 수출할 때 15%씩 관세를 매기기로 해 기존보다 각각 5%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수출 철강제품에 대한 부가세(증치세) 13% 환급 혜택도 폐지하기로 해 철강 수출업체들에 대한 우대조치를 없앴다. 재정부는 "이번 관세 조정 조치가 철강 수입 가격을 낮춰 철강 수입을 늘리고, 국내 철강 업체들의 조강 생산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철강 산업의 고급화,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웹사이트를 통해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몇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있는 중국 국내 철강제품 가격을 내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이며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조강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절반인 10억5000만 톤을 기록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철강재 5367만 톤을 수출했고, 2023만 톤을 수입했다.

당초 중국 정부는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철강업계는 서둘러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조강 생산량은 하루 평균 304만5000톤을 기록해 역대 4월 조강 생산량으로는 2번째로 많았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이것은 이달 초보다 4%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7% 늘어난 것이다.

중국 철강협회는 허베이성 탕산과 한단에 몰려있는 철강업체들이 당국의 구체적인 감산 조치에 앞서 서둘러 생산을 늘린 것으로 분석했지만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노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통신은 우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이 최고치에 이른 뒤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래 철강업계는 정부 방침에 호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중국 바오우그룹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2023년까지 최고조에 이른 뒤 2035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줄이고,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지난 1월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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