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청년층 힘들게 하는 요인들 구체적 해법 제시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4월 7일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에서 보여줬던 청년들의 성난 민심은 변했는가.

그 후 한 달 가까이 지났다. 우리의 청년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다. 4월 3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18~29세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고작 21%에 그쳤다는 뉴스가 최근의 상황을 대변한다. 

4.7선거 대패 후 여당과 정부는 부동산 정책 등을 언급하면서, 그리고 일자리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청년층 민심에 신경 쓰는 듯한 말들은 많이 쏟아냈다. 그럼에도 실제 달라진 게 있는가. 실제 청년들의 속상함을 달래줄 만한 일들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청년들을 위해 고칠 건 고치겠다는 약속들은 잘 이행하고 있는가. 실천과 실행은 아직 뚜렷한 게 없다.

설상가상 최근들어 청년 민심을 더 악화시키는 일까지 터져 더욱 가관이다.  

4.7 선거후 군대에서의 과잉 방역 논란,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졌다. 어느 금융당국자는 암호화폐 관련 지나친 부정적 발언, 과잉발언 논란을 야기하기까지 했다. 젊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이 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데 청년 민심이 온전하겠는가.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이 아무리 안전한 투자가 아니라고 해도 투자자들에게 당장 피해가 갈 수도 있는 논란성 발언 등이 금융당국자 입에서 나와서야 되겠는가. 오죽했으면 우리의 젊은층이 부동산 영끌 투자에 나서고, 돈빌려 주식투자에 나서고, 변동성 위험을 알면서도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겠는가. 정부당국자들이라도 우리의 청년들이 왜 그런 투자에 나서야 했는지 헤아려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2021년 새로운 가정의 달이 시작됐는데 우리 가정, 우리 청년층의 실상은 어떤가.

올 들어 우리 통계당국 발표에 따르면 결혼안한 30대 캥거루족이 무려 54.8%다. 부모와 같이 사는 42%는 비 취업상태다. 미혼 1인가구의 60%는 월세다. 그러니 가정이 편하겠는가.

집값 폭등, 취업난, 국가 및 개인부채증가 등이 우리 청년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지금 당장 내 삶의 처지도 어려운데 미래 우리의 청년들이 갚아야 할 개인 빚, 국가 빚 증가 우려도 커진지 오래다. 

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들을 돌아본다. 소득주도 성장이 일자리를 늘렸는가. 여러 번의 추경을 편성해 돈을 쏟아 부었는데 민생은 안정되었는가. 청년들의 삶은 개선되었는가. 약속한 것들이 이뤄졌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에도 정부는 상생형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기사가 나가자 일부 네티즌의 반응은 신랄했다. 그들 중엔 ▲집값 폭등으로 노동가치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불로소득 성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투기주도 성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규제 풀어 민간 기업으로 하여금 일자리 창출케 해야한다는 현실적인 얘기도 나왔다.

정권 말에 가까워 온다. 더 이상의 말잔치는 필요 없다. 이제는 열 마디 말보다 하나의 성과, 하나의 실천이 더 중요한 때다. 상황이 절박한 청년 정책일수록 더욱 그렇다.

예컨대 지금 기업 현장에선 당장 클라우드 분야를 비롯한 디지털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신입직원 채용 보다는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인력 채용을 중시하는 경향도 보인다. 정규채용보다 수시채용을 늘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신입 청년들의 설 땅이 좁아진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산학연 등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 청년들로 하여금 변화된 흐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도모해 젊은 IT인력, 디지털 인력을 서둘러 양성하는 등 젊은 층에게 희망을 주는, '눈에 보이는 정책'을 얘기하고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규제 풀어 기업들로 하여금 더 많은 투자를 하게하고 그들로 하여금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간 일자리 늘리겠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다. 부동산 잡겠다는 말도 수없이 들었다. 기업들이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말도 여러번 들었다. 그런데 잘 이행되었는가. 잘못된 정책에 제대로 책임진 사람은 있는가. 기업 규제는 완화되었는가.

매사가 대부분 그렇지만 청년 정책, 민생 정책도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힘주어 강조코자 한다.

2021년 가정의 달이 시작됐다. 이제부터라도 민생을 잘 챙겨 가정이 위험해 지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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