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하청업체에 일자리 빼앗길 판

[초이스경제 이문숙 기자, 프랑스 전문가] 비수기, 성수기 상관없이 파리의 고급 호텔은 빈방이 없을 정도로 항상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파리의 고급 호텔도 '코로나19' 라는 험산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00년이 넘은 호텔도 리노베이션을 한다는 이유로 문을 닫았다.

프랑스 호텔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고급 호텔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사회보장 계획은 확대되었지만, 수백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예컨대 4성 호텔인 메리어트 리브 고쉬는 2019년 7월 직원들에게 앞으로 대규모 공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2020년 3월, 코로나19에 항복하고 파리 14구에 있는 지점을 폐쇄했다. 2021년 2월 경영진은 2024년까지 폐쇄를 결정하고, 직원의 95%에 해당하는 260명의 고용은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파리 센 강변. /사진=AP, 뉴시스.
프랑스 파리 센 강변. /사진=AP, 뉴시스.

이 고용유지는 경제 위기나 보건의 문제뿐만 아니라 문을 닫는 호텔의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주로 외국인이나 비즈니스 고객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2023~2024년에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라고 경영진은 말했다. "원래 공사 기간 동안 부분적으로 영업을 해야 했지만, 위기상황으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노조와 직원들은 해고에 따르는 형편없는 조건들을 비판하며, 2024년 재개관 시 하청업체의 인원으로 대체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웨스틴 파리 뱅돔도 호텔 직원 중 168명, 즉 청소부, 메이드, 경비를 하청업체 인원으로 대체하려고 하고 있다. 경영진은 10%의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이유로 이 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개선문 근처에 위치한 르 메르디앙 에뜨왈은 파리에서 가장 큰 1000개의 객실이 있다. 그러나 이 호텔은 숙소의 50%를 폐쇄하고 부분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조치로 2월에 478개 일자리 중 245개 일자리를 줄였다.

멜리아 파리-라 데팡스는 2021년 2월, 32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고용 보호 계획을 발표했으며, 54개 직책을 하청업체 인원으로 전환했다. 주로 메이드가 그 대상이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은 2020년 여름에 단지 몇 명의 고객만을 유치했고, 같은 그룹 소유인 카페 드 라 피스(Cafe de la Peace)와 동시에 재개장을 희망했지만, 결국 인원을 재편하여 88개 직책을 폐지했다.

이런 실정이 전 세계 공통 문제라는 사실이 더 비극적이다. 항공, 여행, 호텔업계가 언제쯤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그 해답을 모르니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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