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련 장관 후보 등 고위직 맡을 사람들...자기 & 가족관리 잘했으면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주엔 여러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주요 경제부처를 이끌 장관 후보들부터, 총리 후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명이 국회 검증대 위에 올랐다.

실망이 컸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초반 본인과 배우자가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32차례 체납했단 지적을 받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딸 부부 라임 의혹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영역 이라며 '반박'했다. 그의 이런 청문회 모습을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 생각이 얽힌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은 어떤가. 어느 장관 후보자의 부인 밀수 의혹, 어느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 동시다발 표출, 어느 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차익 논란 등 간단치 않은 이슈들을 지닌 사람들이 줄줄이 검증대에서 질문공세를 받았다.

신이 아닌 이상 누구나 어느 정도의 흠결은 있을 수 있다. 그걸 지적하려 함이 아니다. 세금이나 과태료 체납만 해도 그렇다. 몇 번은 체납할 수 있다고 치자. 그게 수십 번에 이르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7일 열린 인사청문회. /사진=뉴시스.
지난 7일 열린 인사청문회. /사진=뉴시스.

이번 총리 후보자를 비롯, 대부분 장관 후보자의 경우 고위 공직에 있던 경력의 소유자 또는 나라 요직을 맡았던 사람들이다.

고위 공직 또는 요직 지낸 사람들, 그리고 이들 중 더 높은 벼슬이나 자리에 오르겠다고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를 비롯해 자기 가족부터 제대로 관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와 내 가족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했거나 떳떳하지 못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장관 등 고위직에 오른다면 그게 박수 받을 일인가. 나와 내 가족이 설령 의혹을 받는 일을 했다면 그런 의혹들에 대해서 조차 겸허하게 답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 들어 29명이나 되는 장관 등 고위공직자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 강행되다보니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혹의 후보 일부가 요직에 임명된 경우도 있었다고 본다. 적어도 이 글을 쓰는 기자의 판단엔 그렇다. 그래서인가. 현 정부들어 청문회 장에 나온 일부 후보자는 일부 질의에 목청까지 높인다. 후보자들은 자신에게 좀 거슬리는 질문이 나오더라도 차분히 해명, 소명, 또는 답변하는 모습이 더 바람직하게 보일 것이다.

4.7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이후 많은 게 달라진 줄 알았다. 그러길 기대도 했다. 그러나 많은 게 여전하구나 하고 생각하니 힘이 빠진다. 지금도 눈높이에 맞지 않는 여러 일들이 여전히 목격되는 점을 보고나니 "갈길이 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제 자질이나 여러 의혹이 있는 후보자에 대해 반대의견이 나오면 "정치공세"라며 반박 또는 임명 강행하지 말고 보다 흠결이 덜한 후보자를 지명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 흠결이 많다고 생각되는 후보는 후보 선정 시 스스로 거부하는 게 더 좋은 모습 아닐까. 

거듭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국민 세금 받아가며 국가 고위직, 또는 요직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세금 잘 내고 과태료 잘 내고 자신은 물론 가족관리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청문회 등에서는 가급적 겸손한 모습의 후보자들을 보고 싶다. 일부 후보자와 관련해 "괜찮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검증대 올리니 사실과 다름을 알았다"는 어느 네티즌의 댓글이 유독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어느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회가 아니라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일견 공감이 가는 요즘이다. 그런데 뭐가 달라졌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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