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불확실"...중국 소비자들, 정부 쌍순환 정책에도 주머니 안 열어
4월 산업생산 · 소매판매 · 고정자산투자 등 일제히 전망치 못미쳐
일부 전문가들, 2분기 성장률 8%, 하반기 5% 등 하향 전망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4월 중국의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를 비롯한 거시경제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투자와 수출은 늘고 있지만 소매판매를 비롯한 내수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지도부가 내수와 수출로 경제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이른바 쌍순환 정책을 제시했지만 미래를 불확실하게 여긴 소비자들이 돈 쓰기를 꺼려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4월 거시경제지표를 발표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4월보다 9.8%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10.0%)에 미치지 못했다. 소매판매는 3조3153억 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4월보다 17.7% 늘어나 시장 전망치(25.0%)를 밑돌았다. 지난달 증가율(34.2%)과 비교해도 크게 미치지 못했고 2년 평균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고정자산투자는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넉달 동안 14조3804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어났으나 시장 전망치(20.0%)를 소폭 하회했다. 신규 취업자 수는 올 들어 4월 말 현재 437만 명을 기록했다. 도시 실업률은 5.1%로 3월보다 0.2% 포인트 내렸다.

중국 베이징 영화관 내부. /사진=AP, 뉴시스.
중국 베이징 영화관 내부. /사진=AP, 뉴시스.

국가통계국 푸링후이 대변인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지난해 4월 코로나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생산과 소비지표가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2019년과 지난해 2년 평균 증가세를 보면 경제운용은 여전히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하반기 중국 경제는 지속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있고 수출 증가세가 중국 경제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일자리 개선, 주민소득증가, 전체소비환경 개선에 따라 소비도 꾸준하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국가통계국 뤄이페이 투자국 수석통계사는 해당 매체를 통해 "고정자산투자 실적을 보면 민간 부문 투자, 특히 첨단기술산업 투자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첨단기술산업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8.8% 늘었고, 2년 평균 증가속도도 11.8%를 기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선젠광 징둥디지털테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보면 개선되고 있고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동력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아시아 경제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가계 소비가 계속 부진하다면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풀거나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 감속을 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전체 경제활동 증가세가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경제 회복이 중국 수출 증가세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몇 달 안에 소비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자오하오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은 2분기 8% 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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