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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의 웃픈 현실
한국 기업들의 웃픈 현실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1.06.07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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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당국...잘나가는 기업만 부각 말고 우리 경제 발등의 불부터 꺼야
바이든처럼, 한국 정부도 국내 투자활성화 방안 적극 마련해야
좋은 것만 부각 말고...부실기업 구조조정, 연기금 개혁 등 외면 말아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우리의 젊은이들이 살아갈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본다. 걱정이 크다. 한국도 일자리 창출이 다급한데 우리의 대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왕창 늘리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 고민인데 정부는 또다시 추경 편성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 한국의 주요 그룹이 미국에 44조원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투자키로 했다는 사실은 '웃픈' 현실이다. 현지 투자를 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경제 강국의 자국 투자 요구를 우리 기업들이 외면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4조원을 미국에 투자키로 한 한국 기업인들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표한 것은 그래도 한국 국민들에겐 여러가지 씁쓸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 자국 일자리 창출, 자국 산업 경쟁력 확보룰 위한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한국기업들을 대거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일부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세제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최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의 발언이 떠오른다.

주요 매체 보도에 의하면 최근 손 회장은 "적지 않은 입법안들이 규제를 신설, 또는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한국의 규제 법안들이 충분한 검토나 논의 없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업들의 걱정도 많다"고 했다. 손 회장은 최근 유력 정치인과 만나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노동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경쟁력 있는 기업환경 조성을 위한 세제혜택 필요성, 해외보다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 대폭 인하 필요성도 언급했다고 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한국의 경제는 지금 코로나19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전년 대비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대기업의 발빠른 대응이 한국의 경제를 코로나의 수렁으로부터 일부 견인해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워낙 나빠졌던 것에 대한 회복의 성격이 강하다. 아울러 우리의 모든 기업이 다 잘되는 건 아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2019년 31%에서 2020년엔 무려 34.5%로 3.5%포인트나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을 밑돈다는 것은 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해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기업 10개 중 3.4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 낸다는 얘기다.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부실기업은 서둘러 구조조정하고, 우리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 개혁 등의 조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의 당국이 이런 일들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현 정부 경제 당국은 종종 미래에 어떤 산업을 얼마나 육성할 것이라고 발표하곤 한다. 또 올해엔 4% 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산업계의 현실은 어떤가. 잘나가는 기업도 있지만 경영악화로 고전하는 기업 또한 많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4대 그룹 총수나 CEO를 만나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미래에 어떤 산업을 일으키겠다며 거대한 구상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것이 더 시급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국민들의 피땀어린 노력과 일부 기업의 뛰어난 활약으로 수출이 늘고 경제 성장이 높아졌다고 해서 그것이 현 정부의 공로로 얼마나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할 역할은 따로 있다고 본다. 금리 상승 우려 속의 선제적인 부실 기업 구조조정, 그리고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내에서 적극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듯, 우리 정부도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도록 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경제 활력도 높이는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물론 부실기업 구조조정, 그리고 우리의 기업경영환경 개선 등과 같은 일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일들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이뤄낸 수출실적 부각시키고 국민 세금을 연이어 투입하려는 추경 등 '그런 것들 위주'가 아니라 힘들더라도 '궂은 일'도 척척 해 내는 그런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궂은 일을 잘 하는 정부가 유능한 정부다. 우리 정치권, 그리고 경제 당국은 힘들지만 꼭 해야 하는 어려운 난제들을 풀어나가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국가재정 급속악화를 막고 적자기금 개혁, 연금 개혁 등도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이런 궂은 일들은 외면한 채 대기업들이 이룬 성과를 부각시키고, 일부 잘나가는 지표만 부각시키고, 추경편성 등 논란이 큰 정책들에 집중한다면 그건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돈에 의존한 경제정책보다 그야말로 제대로된 경제정책으로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자세를 보고 싶다. 그것이 우리의 젊은 세대,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이고 우리의 민생을 위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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