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에 충격 주는 금융권 대출 관행, 금융당국의 금융권감독엔 문제 없나
기자가 보기엔 어이없고 황당한 사례들...국회 차원 실상 규명 등 꼭 이뤄져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주택담보대출을 전격 중단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뒤늦게 파장 및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NH농협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중단 조치는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해당 은행 등의 계획 준수를 위한 조치였다"며 "가계대출 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대출 일시 중단을 발표한 은행이나 대출중단 사태가 다른 은행으로 일부 확산될 조짐을 보인 가운데 뒤늦게 해명에 나선 금융당국의 처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정상적인 제도 금융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 것인지 해당 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묻고 싶다. 

은행은 신뢰가 생명이다. 가계부채 관리한다고, 특정 대출 한도 초과했다고, 어느 은행이 특정 기간 특정 대출 전면 중단한다고 하면 그 은행 고객들은 어쩌란 말인가. 그런 움직임이 일부라도 확산 됐다면 다른 은행 거래고객인들 불안하지 않았겠나.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간 금융권을 관리감독했단 말인가. 

금융권에 따르면 매년 금융회사들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매년 초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초과했고, 증가세가 높은 '주택구입용 대출' 등의 한시적 취급중단 조치 없이는 연중 목표치 준수가 불가능하다는 자체적인 판단 하에 일부 대출중단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어느 정도는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운영할 수는 있다고 본다. 은행들도 자체 대출 규모를 조절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게 시장에 "절벽같은 황당한 조치처럼 인식돼선 안된다"고 본다. 은행이나 금융당국이나 시장에 대한 충격을 줄이고 민심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하는 세련되고 세심한 대출 운영과 정책관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 특정 은행이 특정 대출을 특정 기간 돌연 중단한다고 하면 시장에선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겠나. 그런 은행들을 상대로 앞으로 고객들이 어떻게 믿고 거래할 수 있단 말인가. 금융위원회 등 금융 당국도 세련되고 세심하게 가계부채 관리하고 금융권을 감독해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에게 비올 때 갑자기 우산 빼앗을 수 있다는 식의 과격한 조치는 시장에 불안감과 공포감을 안길 수도 있을 것이다. 

곧 있으면 올가을 국회 국정 감사 시즌이다. 이번 농협은행 특정 대출 일시 중단 사태, 다른 일부 은행의 비슷한 조치, 금융위원회 등의 금융권 관리 방식 등에 대해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등이 제대로 된 실상 파악을 해 줄 것으로 기자는 고대한다. 국회라도 나서 이런 황당하고 이례적인 금융시장 질서를 바로 잡아주길 기대한다. 국회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라도 나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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