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경쟁력 주춤, LG 배터리는 연이어 리콜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앞으로가 더 치열하고 중요해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의 미래 자동차 경쟁력은 정말 막강한 것인가.  

지금까지는 잘해 왔다고 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자체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하고 전기전용차도 출시하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반 성적은 괜찮았다. 국산 전기차 사전 예약 등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올렸다고 했다. 유럽 등 일부 지역 수출에서는 테슬라 등 선발업체 부럽지 않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도 정의선 회장 시대 들어 기존 대비 크게 높아진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LG화학(LG엔솔)을 필두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다. LG화학은 세계 1위 다툼을 할 정도다. 구광모 회장 시대 들어 LG화학, LG전자 등 미래차 관련 기업 주가도 이전 대비 크게 높아진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럼 이들의 미래도 탄탄대로인가. 그들의 미래 전망은 어떤가. 

장담할 수 없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한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경쟁력이 주춤해졌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80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브랜드 순위에서 테슬라와 BMW가 각각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EV와 PHEV 부문에서 10위권에 들었지만 순위는 다소 하락했다고 한다.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 속에 한국차 회사들의 순위가 후퇴했다고도 한다. 

SNE리서치는 최근 전기차 순위 발표에서 일본의 도요타(5위)와 중국의 BYD(4위) 및 리샹 오토모티브(8위) 등이 치고 올랐다고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초부터 신모델 판매가 본격 증가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입지를 다져왔지만 올 들어선 중국계의 공세 속에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기아는 전년 동기 6위에서 9위로 밀렸고 현대는 5위에서 6위로 밀렸다고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구광모 LG 회장. /사진=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구광모 LG 회장. /사진=뉴시스.

전기차 배터리 쪽은 어떤가. 

한국의 배터리 최강 LG화학(LG엔솔)은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리콜에 이어 GM전기차 리콜이라는 대형 악재를 또 만났다. LG화학과 함께 LG전자도 GM전기차 리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LG화학은 세계 최강 수준의 배터리 업체인데도 이런 리콜 악재를 연이어 만나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LG와 SK가 미국에서 배터리 소송을 할 때도 일각에선 "국제 무대에서 한국 기업끼리 싸우면 다른 나라 좋은 일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는데, 그 후엔 다른 악재를 만났다.    

현대차에서는 최근 총수자리에 등극한 정의선 회장이, LG에서는 역시 최근 총수자리에 등극한 구광모 회장이 이같은 미래의 첨단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한다. 

현대차의 전기차와 수소차, LG의 배터리 사업과 전장 및 미래자동차 산업 분야 육성은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그간엔 전초전이었다면 앞으로 전개될 본 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지금 현대차는 내연기관 차에서 미래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기존 차량 업그레이드 모델, 신차 모델, 첨단 시스템 장착 모델 등으로 상황상황을 잘 극복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첨단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이 고장 났을 때 첨단 기기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어 불편을 겪는 고객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이 미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려면 관련 인프라도 병행돼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고용 문제 등 또다른 난제도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LG엔솔과 LG전자 등 미래차 사업에서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는 LG의 주력회사들도 최근의 연이은 리콜 사태 등으로 신뢰가 약화된 상황이다. 서둘러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스스로 기술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상황 속에 있다. 

정의선의 현대차그룹, 구광모의 LG그룹이 미래로 박차고 나아가려면 당면한 현안부터 제대로 해결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신뢰가 약화돼 고객이 한번 떠나고 나면 고객의 마음을 되돌리기 아주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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