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석방 이후에도 다른 재판 진행, 새로운 고발까지 겹쳐
다른 새 의혹 해소 못할 경우 가석방 취지 무색해질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고발 당했다고 한다. 가석방 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새로운 의혹인가. 새 의혹이 자꾸 생기면 가석방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가석방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허탈하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악재를 끊어낼 특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통 강화하고 정도경영하면 의혹도 없어질 것이다.     

청년정의당은 15일 "이재용 부회장을 조세포탈, 재산 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및 가장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한 매체가 제기한 이 부회장의 '해외 조세 도피처를 이용한 돈 세탁' 의혹에 따른 고발이라고 했다. 앞서 탐사 보도매체 뉴스타파가 지난 7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 중인 '판도라 페이퍼스' 파일 분석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08년 스위스 UBS 은행에 계좌를 설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세 회피처 버진아일랜드에 차명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이번 고발이 이뤄졌다고 한다.  

삼성전자나 이재용 부회장이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는 할지, 내놓는다면 어떤 내용이 될 지 주목된다. 검찰 수사 착수 여부도 주목된다. 이런 의혹이 자꾸 생겨나면 8월의 가석방 의미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과 삼성은 엄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입장을 내놓을 게 있으면 내놓고 수사할 게 있으면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잘 알려진대로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재수감 된지 207일 만에 지난 8월 13일 가석방 됐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전, 정치권 일각과 재계에선 경제상황이 엄중하다며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줘야 한다는 건의가 잇따랐다. 여론 조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시킬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은 결국 가석방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자유로운가. 여전히 취업제한 상태에서 그를 둘러싼 다른 재판들이 진행 중이다. 예컨대 지난 12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형사 11단독 장영재 판사)에 프로포폴을 약 40회 불법투약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70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한 상태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 이번에는 또 차명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으로 고발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정부는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며 이재용 부회장을 특혜 논란 속에 가석방 시켰지만 그를 둘러싼 다른 재판 리스크, 그리고 새로운 의혹이 생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선 마저 붕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새로운 재판, 의혹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벌이나 재벌 총수를 감시하는 눈이 많아졌다. 과거 잣대로 재벌 총수들이 경영에 임하면 스스로 리스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요즘의 상황이다. 앞으로는 그 어떤 권략자, 재력가라도 스스로 자신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더는 법적인 관용을 받기 힘들어 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의혹이 생기면 명쾌하게 국민 또는 시장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제대로된 소통 말이다. 그리고 정도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삼성은 더욱 엄중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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