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사채 발행 1~9월 21조엔 사상 최고...외화채가 60% 차지
불투명한 경영환경 대비, 탈탄소 대응, ESG 확산 등이 발행 급증 요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활발하다. 올해 들어 1~9월 동안 약 21조 엔으로 같은 기간 사상최고를 보였다. 특히 외화채 증가가 현저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불투명한 경영환경환경에 대한 대비나 성장·환원 투자, 탈탄소 대응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는 더욱 강하다. 금리의 향후 상승 전망 속에 저금리 상태에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진단했다. 종류별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채나 자본성이 있는 후순위채도 최고 수준이며,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가 층도 다양화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 1~9월 일본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21조 2206억 엔이었다. 엔화채 발행은 8조 7086억 엔으로 13% 감소했다. 환경관련 사채는 많지만  "코로나19 등에서 자금을 미리 확보해두고 싶다고 하는 요구가 일단락됐다"(미즈호증권 한 담당자)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다.

일본 도쿄 시내 일본은행(BOJ) 앞.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시내 일본은행(BOJ) 앞. /사진=AP, 뉴시스.

견인 역할은 외화채다. 20% 증가한 12조 5120억 엔으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발행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9%로 과거 20년간 최고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좋은 조건의 외화채에 의한 자금 조달 요구가 강하다"(SMBC닛코증권의 한 담당자)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는 오는 11월에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개시를 결정할 전망이다. 미국 5년물 국채의 이율은 최근 1.1%대로 지난 8월말 0.7%대 보다 상승했다.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9월에 영국 파운드와 유로 조건으로 약 2000억 엔을 조달했다. 코로나19사태로 늘어난 차입금 변제 등에 충당할 방침이다. 외채는 약 14년 만이다. 저금리 중에 장기 자금을 조달해 유사시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외채 시장에는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싶다"며 자금 조달 수단의 다양화도 진행하고 있다.

외화채는 국내채보다 이율이 커지기 쉽고 투자가 수가 많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기 쉽다. 발행 후의 사채를 매매하는 유통 시장에서 "일본 국내 투자가 수요가 일정 정도 있는 것도 외채 발행을 지지해주고 있는 요소다"(노무라증권 담당자)라고 밝히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 7월, 차입금 변제와 펀드 투자용으로 약 8100억 엔을 조달했다. 세븐일레븐 유통점 지주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도 약 1조 1400억 엔의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해 미국회사의 인수자금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회사채의 종류를 보면, ESG채 증가가 눈에 띄어 1조 4943억 엔으로 70% 증가했다. 도요타자동차 부품제조회사인 덴소는 9월, 자금 용도를 환경이나 사회 관련목적으로 발행하는 서스테이너빌리티 본드(지속가능 사회를 위한 환경-사회공헌 채권) 약 550억 엔을 조달했다. 자동운전(자율주행)과 같은 기술 개발 등에 사용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세계적인 ESG 투자의 조류가 있다. 생명보험 등 주요 투자자는 ESG 투자규모 목표를 설정하고, 지방 신용금고에서는 ESG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매입할 방침이다. 기업에 있어서는 ESG 대처의 홍보효과도 있어, 기업과 투자가 쌍방에서 수요가 왕성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용 등급의 유지나 개선을 과제로 하는 기업이 많은 가운데, 후순위채 발행도 66% 증가한 3조 4776억 엔으로 최고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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