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추진
전문가 "중국 기업, 미국 대신 홍콩이나 상하이증시 상장 선호할 듯"

중국 베이징의 디디추싱 사무실. /사진=AP, 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디디추싱 사무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당국의 요청을 무시하고 지난 6월30일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했던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5개월 만에 스스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3일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폐지 작업을 시작했고. 동시에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관영 글로벌 타임스가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말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44억 달러를 조달한 직후, 데이터 유출과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결정은 중국 당국이 사이버 안보, 데이터 안보,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하면서 국내법과 관련 규정을 내세워 기업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왕펑 중국 인민대 가오링 인공지능대학 조교수는 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데이터 안보, 개인정보보호를 의식해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과 같이 중국 기업이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디추싱 상장폐지 결정에 앞서 미국 증권당국은 중국기업을 겨냥해 기업 소유구조와 같은 민감한 회사 정보를 반드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누구든 소유구조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며, 국가가 통제하는지,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며, 상세한 회계감사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해당 매체는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요구에 따르지 못할 경우 주로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200개가 넘는 상장사가 미국 증시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글로벌 타임스는 전했다.

왕펑 교수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어디서 기업공개를 할 것인지 갈수록 신중해질 것"이라며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증권거래소 스타마켓이 최상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디디추싱 주가는 지난 2일 전날보다 0.13% 내린 7.8달러를 기록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디디추싱 공모가가 1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6월30일 상장 이후 회사 주가는 44.29%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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