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발생 4개월 만에 처음 해외 채권 디폴트 시사
광둥성 지방정부, 헝다 회장과 3일 밤 만나. 실무그룹 보내 상황 관리키로
금융당국은 "개별기업 사안" 강조하지만, 파산할 경우 도미노파장 불가피

중국 베이징의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사진=AP, 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헝다그룹 신주택 개발 전시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지난 8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이래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해외 발행 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시사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헝다그룹은 지난 3일 밤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2억6000만달러 규모 해외 발행 사모채권의 상환통지를 받았다"며 "상환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4일 보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밤 헝다그룹 관할인 광둥성 지방정부는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만나 사태를 논의했다"고 공개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광둥성은 "헝다그룹 요청을 받아들여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줄이고, 각자 이익을 보호하고, 사회안정을 지키기 위해 헝다그룹에 실무그룹을 파견하는 데 동의했다"며 "헝다 리스크 해결을 감독하고 기업 내부 관리를 강화하면서 정상 경영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중국 주요 금융당국인 인민은행(PBC),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헝다그룹 디퐅트 시사 직후 이례적으로 동시에 성명을 발표해 "헝다 사태는 개별기업 사안이며, 중국 자본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광둥성에서 발행하는 경제신문 21세기경제는 "업계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은 헝다그룹의 채무 불이행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며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이래 헝다그룹은 중단된 아파트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두드러진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광둥성이 실무그룹을 헝다에 보내 상황관리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했고, 헝다 분양 아파트 구매자와 헝다 채권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1세기경제는 "중국 금융당국의 설명대로 헝다그룹 사태는 개별기업 사안이기는 하지만, 파산할 경우 일련의 도미노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며 "현재 응급처치 단계에 있는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가 결정적인 단계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