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문 줄면서 신발 등 제조업계, 일자리 줄여
잘나가던 신에너지차 업계도 내수침체로 재고 늘어 고전
불경기로 고전하는 부동산 업계, "좋은 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한숨
전자상거래업계, 중국 제2의 대목 6·18 쇼핑 페스티벌 기대 접어

중국 베이징 비즈니스 중심지구. /사진=AP, 뉴시스
중국 베이징 비즈니스 중심지구.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신규 주문이 줄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일자리를 줄이고 있고 민간과 기업의 투자와 소비도 줄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 신발제조업체 매니저 왕제는 해당 매체에 "둥관 신발업계는 주문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면서 "올 연말까지 상황은 비관적이다. 우리 공장만 해도 당장 다음주부터 신규 주문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공장 정규직은 지난해보다 3분의 2 줄어 20명도 되지 않는다"면서 "임시직이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잘나가던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제조업체들도 내수시장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매니저는 해당 매체에 "지난 1월에는 가동률이 100%를 기록했지만 1분기 통틀어서 가동률이 60% 아래로 떨어졌고, 그나마 6월에는 가동률 80%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경쟁력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재고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부 저장성 자싱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린닝(40)은 해당 매체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업계를 떠나 분식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올 들어 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월급을 3분의 1로 깎았다"면서 "좋은 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다른 시도를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11월11일 싱글데이에 이어 중국 전자상거래업계로서는 2번째 큰 대목인 6·18 쇼핑 페스티벌이 오는 18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화장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켈리 팡은 SCMP에 "지난해 6·18 쇼핑 페스티벌은 코로나 봉쇄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봤다"며 "놀랍게도 사전 예매 상황으로 판단해볼 때 올해 상황은 코로나 상황이던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소비자들도 경기둔화가 오래 이어질 것에 대비해 소비를 줄이고 개인 투자도 한층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의 은퇴 기업인인 주루이는 SCMP에 "지난달 방 2개 짜리 아파트를 470만 위안(약 8억4000만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거래가 530만 위안(9억5000만원)보다는 싸게 팔았지만, 아파트값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아파트 매각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은퇴 기업인은 "아파트 판 돈에서 300만 위안(5억4000만원)은 3년 만기 고정금리 3.25%에 정기예금을 했고, 남은 돈은 달러화 표시 금융상품을 살 계획"이라며 "중국 주식과 채권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쉬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교수는 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근본적으로 떨어졌다"며 "이것은 중국 경제회복이 아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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