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독일에 합작회사 유럽반도체제조회사(ＥＳＭＣ)를 창업해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12인치 자동차용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TSMC가 유럽에 처음 짓는 독일 반도체 공장은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7년 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은 모두 100억 유로(약 14조5000억원)로 이중 독일 정부가 절반인 50억 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독일 언론 보도를 인용해 연합보가 보도했다.

TSMC 이사회가 승인한 독일 공장 설립 계획은 TSMC 일본 구마모토 공장이 고객사 출자로 합자회사를 만든 방식에 따라 TSMC는 합작회사 ESMC 지분 70%,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언,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가 각 10%를 갖기로 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총재(CEO)는 "우리는 보쉬, 인피니언, NXP와 장기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기쁘다"면서 "유럽은 반도체 혁신에 관한 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큰 곳으로, 특히 자동차 제조업 방면이 그렇다"고 말했다고 연합보는 보도했다.

이와 함께 TSMC 이사회는 이날 남부 가오슝(高雄) 공장이 최첨단 2나노 생산을 하기로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도 승인했다.

가오슝 공장은 원래는 28나노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늘어나는 인공지능(AI) 수요를 감안해 2나노 생산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연합보에 "가오슝 2나노 공장은 내년 하반기 시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2025년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TSMC가 지정학적 이유로 글로벌 투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첨단 제조 공정의 중심은 여전히 대만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당 매체는 설명했다.

TSMC는 가오슝 공장 2나노 생산과 관련해 이미 경제부와 가오슝시에 변경 계획안을 냈고 공업용수와 전력공급, 인력 등 후속 조치에 대해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연합보는 전했다.

티에리 브리튼(Thierry Breton) 유럽연합(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소셜미디어에 " TSMC가 유럽 3대 주요 반도체기업과 손잡고 유럽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결정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그는 "유럽의 반도체법이 작동을 시작했고, 이것은 자동차산업을 포함해 유럽에 강력한 공급망 안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