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도체 제재, 중국 반도체 장비산업에 기회인가
장쑤성 우시 반도체장비업계 연례 총회, 600여명 중국 기업 대표 참석
中 기업들, 핵심기술 개발 의지에도 기술, 핵심 부품, 인력 등 도전 직면 인정
中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 규모, 2025년 600억 위안 전망-2022년의 2배 전망

중국 반도체 회사 공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반도체 회사 공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반도체 장비산업은 당국의 자급자족 슬로건 아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9일 보도했다.

장쑤성 우시에서 이날 개막한 중국 반도체장비업계 연례총회에 600여 명의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고, 이중 일부 참석자들의 발언을 해당 매체는 소개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나선 중국 쑤저우 훙후 반도체기술 창업자 겸 CEO 재키 린은 "우리는 반도체산업에서 외국기업과 큰 격차를 갖고 있다"며 "기술, 핵심 부품과 인력 측면에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재키 린 CEO는 "2021년부터 대만 TSMC의 협력업체가 됐으나 현재 공급망이 취약해 부품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미국의 제재가 없었다면 중국 반도체산업은 반도체 장비를 외국에서 사들이고 다른 기업을 위해 값싼 반도체를 만드는 오래된 길을 계속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엄중한 환경이지만 미국 제재는 중국 장비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광원 선양 포춘 정밀장비 회장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국내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고, 중국 장비 기업들도 국내 부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외국의 제재로 외부 위협에 직면하면서 우리 반도체 산업은 더욱 긴밀하게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정 회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은 2025년에는 600억 위안(약 11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는 중국 반도체장비 매출이 300억 위안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제재를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핵심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 파운드리업체 칸세미 테크놀로지의 마케팅 전략 매니저 제프 자오는 SCMP에 "반도체 생산에서 핵심적인 리토그래피 분야에서 중국의 국산화율은 5%도 되지 않는다"면서 "반도체 장비 평균 국산화율이 36%인 것에 비하면 크게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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