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최대 노조, 대만 엔지니어 공장 건설지원 방미 거부 청원 돌입
대만 네티즌 "독일은 미국보다 인력부족 심각하지 않지만, 강성노조가 걱정"
대만 벤큐, 2005년 지멘스 휴대전화 부문 인수했다가 뭉칫돈만 날리고 포기

2022 대만 엑스포의 TSMC 부스. /사진=AP, 뉴시스
2022 대만 엑스포의 TSMC 부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과 독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노조 리스크'라는 새로운 도전과 시험대에 올랐다고 대만 잡지 '독가보도(獨家報導)' 최근호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건설 진도가 순조롭지 않자 500명 대만 공장의 숙련 기술인력을 미국에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애리조나주 최대 노조가 미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하라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미국 과학기술 매체 9to5Mac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노조는 최근 미 의원들에게 보낸 청원서에서 "TSMC는 미국 노동자들을 존중하지 않으며, 노동자 안전보다 이윤을 더 높이 두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국 노동자를 이용해 애리조나주 노동자를 대체하려는 것은 미국 반도체법이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취업 기회를 만들겠다는 원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TSMC가 미국에 파견할 예정인 500명 엔지니어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EB-2 취업비자를 받아야 미국에서 일할 수가 있다.

미국 공장 건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 네티즌들은 "독일은 인력 문제는 미국보다는 크지 않지만 강성노조는 미국보다 더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한 네티즌은 "과거 지멘스 인수 사례를 보면 독일 투자가 힘들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덧붙였다.

18년 전인 2005년, 대만 최대 모바일업체 벤큐(明基電通)는 적자 상태인 독일 지멘스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나 양국 문화 차이가 너무 큰 탓에 대만과 독일 연구개발팀이 서로 충돌했다. 결국 벤큐는 350억 대만 달러(약 1조5000억원)를 날리고 인수를 포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만 네티즌들은 "TSMC는 독일 투자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면서 "독일 노조가 미국 노조보다 훨씬 강경한 만큼, 독일 공장 건설이 힘들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가보도는 보도했다.

독일 반도체 공장은 미국보다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인력부족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독일 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동안 독일 반도체 인력 부족은 6만2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의 독일 투자는 독일의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를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해법은 더 많은 외국인력을 고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