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양대기금 지출 규모 각각 1조원 붕괴, 2019년 이후 5년만
과기부 지침 개정 이후 , 카카오헬스케어 등 25 개 수행기관 회식비 사용
정필모 "정부가 도덕적 해이 조장…효율적 지출 관리 필요"

사진=정필모 의원실
사진=정필모 의원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정필모 국회의원은 "방발기금과 정진기금 등 ICT 기금으로 추진되는 사업에 참여한 민간회사가 기금을 회식비로 쓸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과기부)가 기금 정산 지침을 완화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고 16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부터 연도별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 지출 현황 등을 제출받아 이같이 밝혔다.

정부예산안에 편성된 내년 방발기금 지출은 8693억원이다. 올해 1조 1283억 원에서 2590억 원이 줄어 22.9% 감소했다. 정진기금 지출은 1조 3202억 원에서 3600억 원 줄어든 9602억 원으로 27.3% 감소했다.

과기정통부 ICT 기금 재정 상황이 악화돼 2019년 이후 5년 만에 지출 규모가 각각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2021 년 이후 신규 주파수 할당이 없는 데다, 자산 대비 부채가 과도하고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했기 때문에 지출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의 ICT 기금 관리는 오히려 느슨해졌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1월 19일 '기금사업비 산정 및 정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업무추진비 기준을 완화했다.

사업비 지급이 거부되는 산정 불인정 기준에 '외부기관 소속 참석자가 없이 집행된 회의비' 항목을 삭제해 내부 직원들의 식대 사용을 인정 한 것이다.

실제로 지침 개정 이후, 수행기관으로 참여하는 민간 기업 임직원의 회식에 ICT 기금이 사용됐다.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임직원 사용 금액(회식비)이 100만원 이상이거나 ▲업추비 예산액 대비 임직원 사용 금액이 20%가 넘는 기관만도 카카오헬스 등 25개 기관에 달했다.

이 중 카카오헬스케어는 '개인 맞춤 건강관리 메타버스형 서비스 개발 및 실증' 과제를 수행하며 업추비 예산 약 4000 만원 중 8월 말 기준 108 만원을 임직원 회식비로 사용했다.

띵스파이어는 '에너지 절감 실증' 과제를 수행하며 업추비 예산 2200만원 중 1110만원을 썼고, ㈜ 비타소프트는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 과제를 수행하며 업추비 예산 203만원 중 대부분인 192만원을 사용했다.

정필모 의원은 "ICT 기금 규모가 약 4분의 1이 줄어들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기에, 과기정통부가 외부 전문가 회의비에 내부 직원 회식비를 포함시킬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도덕적 해이를 조장 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해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