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적’이라는 치매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질환으로 부상했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 고령화 여파로 지난 10년간 치매 노인환자가 8배나 늘어 주요 질환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 10월 78세의 남편이 치매에 걸린 아내(74)를 2년간 간병하다 너무 힘이 들어 목졸라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또 지난달 10일에는 5년전부터 치매 증상을 보인 80대 남편이 자신을 간병해온 70대 아내에게 폭언을 하자 오랫동안 남편의 폭언에 시달려온 아내가 둔기로 남편 머리를 내리친 사건도 발생했다. 치매가 심한 남편은 이날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처럼 치매는 신체보다 정신이 먼저 망가진다는 점에서 가족이나 환자 본인에게 암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 병이다.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53만명에 이른 것으로 복지부는 추산한다. 전체 노인 중 치매질환을 앓는 노인 비율, 즉 치매유병률이 9%다. 노인 10명 중 한 명꼴로 치매환자인 셈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16일 밝힌 ‘노인의료이용 증가’보고서에 따르면 하루에 병원에서 치매로 외래진료를 받은 65세이상 노인은 1999년 10만명당 8.2명에서 2010년에는 66.4명으로 8.1배 늘었다.

이 기간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노인 치매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5.4%로 20개 주요질환 가운데 가장 높았다. 치매에 이어 파킨슨병(14.6%), 결장-직장암(9.0%), 간암(8.3%), 당뇨병(6.3%) 순이었다.

치매로 인한 의료비도 2002년 561억원에서 2009년 6211억원으로 늘어났다. 의료비 증가속도도 빨라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

치매는 주로 고령자들이 걸리지만 최근들어 TV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처럼 청장년 환자도 늘어 주목된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이지만 젊은이가 걸리는 초로성 치매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치매질환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7조원 이상으로 보건당국은 추산한다.

또 치매는 개인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할수 없는데다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되는 질병이다. 치매는 병세가 진행될수록 수발비용 등 부대비용이 크게 늘어 초기 경증일 때에 비해 중증일 때 드는 비용이 9배 정도된다.

따라서 조기에 치매를 발견해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치매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