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도쿄 아파트 공사비, 5% 상승 '사상 최고'
자재 가격 급등 속, 일손 부족 따른 인건비 상승 영향
중소 아파트 · 빌딩 공사 지연, 계획 재검토 잇따라
신축 아파트 가격 · 사무실 임대료 상승 가능성
개발 프로젝트 선별 진행 속, 공급 축소 우려도

일본 도쿄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가 왕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및 오피스 빌딩의 건축 비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민간조사기관인 건설물가조사회에 의하면, 도쿄의 2023년 12월 아파트 및 오피스 공사 원가는 전년 동월을 5~6% 웃돌아,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재 가격 급등에 더해, 일손 부족에 의한 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인용, 보도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나 사무실 임대료를 향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물가조사회는 건물 공사비용을 지수화한 건축비지수(공사원가)를 매달 제시하고 있다. 건축 공사에 더해, 전기나 공조 등의 설비 공사 비용도 포함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한 작년 12월 건축비 지수(속보치, 2015년=100)를 보면 아파트(철근 콘크리트 구조)가 127.7로 전년 동월을 5.6% 웃돌아, 5개월 연속으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피스 빌딩(철골 구조)도 5.1% 높은 129.7로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아파트는 1.0%, 오피스빌딩은 0.9% 각각 상승했다.

건축비 지수는 2021년 이후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료 공급 제약에 경제 회복이 겹치면서,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위기로 자원가격 상승이 가속화됐다. 작년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건설자재 가격에 계속 영향을 미쳤다. 현장의 인력 부족도 비용을 끌어올렸다. 건물 기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근 공사나 콘크리트 거푸집 공사도 근로자를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해야 했다.

전년 동월 대비의 지수 상승률은 아파트, 오피스 빌딩 모두 2022년 12월에 비해 둔화했다. 공사 정체로 강철재 등 하락세로 돌아선 자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심 지역 재개발 등의 대규모 안건은 공기를 중시해, 비용이 증가해도 건설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반면 중소 규모의 빌딩이나 아파트는 높은 자재 가격이나 일손 부족이 영향을 미쳐, 공사의 지연이나 계획 재검토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는 자재 가격 대신 노동비용 상승이 건축 비용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오는 4월부터 시간외 근로에 상한 규제가 시작된다. 인력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아파트나 오피스 빌딩 개발은 수익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도쿄 도심에서 해외 부유층이나 부동산 투자자의 왕성한 매수를 배경으로 이미 치솟고 있다. 건축비 상승이 겹치면서 고액화가 한층 진행될 수도 있다.

일본부동산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개발회사는 보다 높은 임대료 수익을 전망할 수 있는 곳에 주력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오피스 빌딩 등 개발 프로젝트의 선별이 진행되면서,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이 매체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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