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명령 직후 홍콩 증시 상장 헝다그룹 관련 주식 거래 중단
헝다그룹 CEO "법원 결정 매우 유감, 건설 중인 아파트 인도에 최선"
중국 언론 "이미 예견된 결과, 파급효과는 제한적" 강조

2022년 중국 베이징 시내 헝다그룹 주거단지 건설현장. /사진=AP, 뉴시스
2022년 중국 베이징 시내 헝다그룹 주거단지 건설현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은 부동산개발업체의 하나인 중국 헝다그룹에 대해 홍콩고등법원이 29일 청산 명령을 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헝다그룹은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계기로 그동안 채권자들과 구체적인 구조조정 제안을 놓고 협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청산 소송은 2022년 6월 채권자가 처음 제기했고, 8번 연기한 끝에 법원이 이날 최종적으로 청산 명령을 내린 것이다.

헝다그룹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현재 헝다그룹 부채는 2조4300억 위안(약 450조원)으로, 자산 1조8400억 위안(약 342조원)을 크게 웃돌았다고 중국 팽배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헝다그룹이 청산되면 자산이 채무를 갚을 수 없다는 의미로 변제순위가 밀리는 일부 채권단은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샤오언(肖恩) 헝다그룹 CEO는 "법원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는 제때 고객들에게 인도할 것임을 보장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팽배신문이 보도했다.

그는 "법원의 청산 명령은 홍콩에 상장한 중국 헝다에만 국한되는 만큼 다른 계열사의 국내외 영업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그룹과 계열사 주식은 청산 명령이 내려진 직후 거래가 중단됐다.

이날 헝다그룹 주가는 전날 대비 21% 폭락한 0. 16 홍콩달러, 헝다 신에너지차 주가는 18% 폭락해 0. 22 홍콩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빚 때문에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컨트리가든 등 다른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홍콩 증시 상장 주식은 중국 부동산 업계 최대의 골칫거리인 헝다그룹 문제가 일단 가닥을 잡은 만큼 향후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올랐다고 SCMP는 보도했다.

둥샤오펑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에 "일부 서방 언론은 청산 명령이 중국의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글로벌 충격파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헝다 사례를 다른 기업과 관련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고, 기업마다 자산의 질과 채권자 권리에 따라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리충(黄立冲) 홍콩 시너지 솔루션 공동창업자는 중국 팽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산 절차가 시작되면서 헝다의 미완공 아파트 적기 인도 문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헝다의 청산은 이미 예견된 결과로 미완공 아파트 인도 문제는 현재 중국 각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