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9세, 3번 중국 최고 부자 올랐지만 평생 비행기 이코노미석 이용
"중국 기업가, 애국심을 갖고 늘 혁신하고 종업원을 잘 보살펴라" 강조
그룹 경영권, 미국 유학파 출신의 외동딸이 맡을 듯

와하하 그룹 본사가 있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와하하 그룹 본사가 있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음료 회사인 와하하(娃哈哈)그룹을 창업했고 한때 중국 최고 부자였던 쭝칭허우(宗慶後) 회장이 25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와하하 그룹은 쭝칭허우 회장이 이날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지병으로 입원했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발표했다.

쭝칭허우 회장은 개혁개방 이후 1세대 민영기업가로 2010년, 2012년, 2013년 3번 포브스 선정 중국 최고 부자에 올랐다고 팽배신문이 보도했다.

2023년에는 1000억 위안 재산으로 후룬연구원 발표 글로벌 부자 순위 121위에 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그는 1945년 장쑤성 쑤첸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960년대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15년 동안 농촌에서 지내야 했다. 1978년 저장성 항저우로 가서 세일즈맨으로 일했다. 1987년 42세의 나이로 2명의 퇴직 교사와 함께 은행에서 14만 위안을 대출받아 학교 매점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다.

1989년 항저우 와하하 식품 공장을 창업했다. 1995년 중국 음료수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와하하 생수를 개발한 것이 대박을 쳤다.

와하하는 후발 생수업체 농부산천의 거센 도전을 받아 고전하는 상황에서 후계 승계작업이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그의 외동딸 쭝푸리(宗馥莉·42)가 부회장 겸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교통정리가 끝났다. 쭝푸리 부회장은 미국 페퍼다인대학을 졸업해 동서양의 식품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그는 개혁개방 이후 1세대 민영기업가의 특징인 검소함과 겸손함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팽배신문이 보도했다. 구두 대신 값싼 헝겊신을 즐겨 신었고 평생 비행기 이코노미석만 고집했다. 2016년 12월에는 고속열차 2등석에서 어린이와 함께 놀던 장면을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회사 측은 "당시 회장이 항저우에서 이우로 출장을 가는 길이었고 1등석 자리가 모자라 2등석을 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가들은 애국심이 반드시 필요하며, 계속 혁신하고 근로자들을 잘 돌봐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만 민간기업이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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