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외교부장 기자회견서 "대화협상 재개" 주장
"쌍궤병진(비핵화, 북미평화협정 동시 추진)이 한반도 문제 해결 처방전"
왕 부장 "미국, 자기 만 잘 살겠다고 다른 나라 발전 막아" 비판
21명 내외신 기자 질문 받으면서 일본 기자 질문은 받지 않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자회견 모습.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자회견 모습.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7일 전인대 외교부장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재 한반도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며 "이것은 중국이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세계가 이미 혼란한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다시 전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의 원인은 냉전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해 평화 기제를 구축하지 못하면서 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면서 "처방전은 중국이 제안한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북미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단계적 동보(同步)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든 한반도 문제에서 냉전과 대결로 역행한다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역의 평화 안정을 파괴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가장 시급한 일은 위협과 압박을 중단하고 대립의 나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화 협상을 재개하고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양국관계 개선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인지 부조화는 계속되고 있고 기존에 했던 약속도 진정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자기만 잘 살겠다고 다른 나라가 정당하게 발전하는 것을 막는다면 국제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미국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중국의 발전을 바라보고, 대중교류를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유럽연합(EU)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EU가 정책 문건을 통해 중국을 '동반자, 경쟁자, 제도의 맞수'라고 규정한 것을 비판하면서 "만약 사거리 신호등이 적색, 황색, 녹색이 동시에 켜지면 차를 어떻게 몰아야 한단 말이냐"라고 반문하면서 "중국과 유럽관계는 (경제 등에서)동반자여야 하며, 녹색 신호등이 켜져 거침없이 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 부장은 CCTV로 생방송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1시간 30분 동안 21명의 내외신 기자 질문을 받았으나, 일본기자 질문은 받지 않았다.

왕 부장은 친강 전임 외교부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겸임을 했지만 전인대가 이번에 후임 외교부장을 선임하면 외교부장 직은 내놓고 중앙외사판공실 주임만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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