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완커 신용등급 투자부적격 하향조정
청산 절차 밟는 헝다그룹이나 비구이위안 뒤를 따를까
12개 상업은행 800억 위안 대출 협상 루머에 완커 주가 폭등

중국 광둥성 선전.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광둥성 선전.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万科·Vanke)가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 2위 부동산업체 완커(万科)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aa3에서 투자부적격(Ba1)으로 지난 11일 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무디스는 회사 유동성을 문제 삼아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처음 완커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낮추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무디스는 올 들어 첫 2개월 동안 완커의 계약 부동산 판매는 전년 대비 40% 줄어든 345억 위안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 중국 당국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강력한 부채 관리 때문에 헝다그룹과 비구이위안이 무너져 청산 절차를 밟는 것과 같은 운명을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완커는 "회사 운영은 정상적이며 대출 채널은 안정적이고 리파이낸싱 과정은 건전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중국 공상은행이 주도하는 6대 상업은행을 비롯해 12개 상업은행이 만기 채권 상환을 위해 800억 위안 대출을 위해 완커와 협상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12일 홍콩 증시 완커 주가는 10% 이상 급등해 6.3 홍콩달러로 마감했다.

홍콩 증시 상장 10대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 추이를 반영하는 항셍 중국부동산 지수도 이날 7.9% 크게 올랐다.

금융기관의 대규모 대출 지원은 완커가 민영기업이기는 하지만, 지분 33.4%를 광둥성 선전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산하 선전 메트로가 보유하고 있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GS 인터내셔널 증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완커 역내 채권은 54억5000만 위안이며 앞으로 5년 동안 만기가 되는 외화 채권은 23억 달러에 이른다.

레이몬드 청 CGS 인터내셔널 대표는 "완커 리스크는 관리 가능하다"면서 "완커가 최근 자산을 매각했지만 아직도 1000억 위안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SCMP는 보도했다.

젤리나 정 크레디트 사이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다른 민간 부동산개발업체들과 비교하면 완커의 유동성 조건과 정부 지원이 상대적으로 강력하기 때문에 단기간 디폴트가 일어날 리스크는 낮다"며 "그러나 완커 부채 상환 능력은 여전히 계약 부동산 판매 회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