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세입자 대부분 "집을 사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미국 뉴욕주 주택.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주 주택.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대부분의 미국 주택 세입자들은 집을 사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는, 암울한 새로운 여론조사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폴이, 지난 1월, 미국 성인 2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세입자의 57%가 '집을 소유하려는 아메리칸 드림이 죽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현재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아메리칸 드림이 죽었다'고 답한 사람 비율은 43%였다.

주변 지역이 구입하기에 너무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거의 살기 힘든 곳이라고 답한 사람은 세입자들은 62%, 주택소유자들은 38%라고 답했다.

또한, 주택 월세나 주택담보대출 부담금액이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라고 답한 사람은, 세입자들은 65%, 주택소유자들은 34%라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임대인의 대다수는 미래에 집을 소유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61%는 '절대 집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와 비슷한 비율 역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리스 폴의 한 담당자는 "이번 조사 결과, 집을 소유하려는 아메리칸 드림은 세입자들에게 있어서는 한낱 공상에 가깝다"고 미디어에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의 미국 주택시장은 상황이 얼마나 어려워졌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회사 레드핀은 2023년 주택 매물 중 16%만이 일반 미국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13년 당시 매물 중 50%는 중간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주택 시장의 혼란은 대부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시작되었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웠던 2021년 주택 매매건수는 연간 610만 건에 달했는데, 이는 주택 버블 붕괴 이전인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그러나, 2022년 여름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연방 준비 기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3년에 7.79%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연말까지 주택 매매는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해리스 폴 여론조사는 주택소유주와 세입자 모두 대부분 미국인이 현재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거주 이동에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리는 여러 원인의 한 부분일 뿐이다. 하버드 주거 공동 연구소의 2023년 연례 주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2012년 이후 매년 상승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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