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통한 경색 해소는 전보다 어려워져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길을 가다 100달러 지폐를 주을 확률은?

유동성이 매우 높은 외환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는 재정거래를 할 가능성은 그 같은 횡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희박하다고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중심에 서있던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2008년 파산한 후 시장은 매우 경직돼 유동성과 효율성이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7일(한국시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진짜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지금이 위기 상태인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은 환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비용에 상관없이 위험을 헤지(방어)하려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네덜란드 연기금은 미국 국채의 신용도를 믿기 때문에 미국 국채에 투자를 한다. 네덜란드 연기금의 부채, 즉 은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돈은 유로로 표시돼있으며 달러를 보유함으로써 환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네덜란드 연기금은 미 국채를 매입하기 위해 달러로 차입을 하고 스왑시장에서 그 달러를 유로화로 교환하는데, 이는 선물거래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외환시세의 불균형이나 국가 간의 금리차를 이용해 매매차익을 얻으려고 하지만 이같은 재정거래 활동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규제당국은 은행들이 이같은 차익거래와 관련된 위험에 대비하도록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이다.

불길한 예이지만 이제 또 금융위기가 닥칠 경우 시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하고 있다. 자산 가격은 2008년 때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에도 중앙은행이 시장에 계속 유동성을 공급한다면 우려할만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테지만, 중앙은행이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 잡지는 내다봤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