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달러 차익매물 지속...시장 경계감 일본보다 높아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즉 원-달러 환율이 더 올랐다. 그러나 달러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6.6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3.40원 상승했다. 직전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급기야 101.34까지 치솟으면서 14년 만에 최고치로 뛴 것에 비하면 원화환율 변동폭이 크진 않았다.

오히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고 오전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소폭 반등하면서 마감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 대비 달러가치가 지나치게 오른 측면이 있다고 판단,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이 원-달러 환율 급등을 제한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1주일 사이 외화예금에서 1조 원이 빠져 나갈 정도로 달러 차익 매물이 쏟아졌는데 이날에도 이런 흐름은 지속됐다.

그 뿐 아니다.

이날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순매수한 것도 원화환율 급등을 제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외국인들은 이날 700억 원 이상 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오후 들어 중국 인민은행이 연 12거래일째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낮춰 고시하면서 위안화 추락(위안화 환율 상승)이 지속된 것도 원화환율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환율을 6.8985위안으로 또다시 높여 고시했다. 그 결과 이날 오후 3시38분 현재 위안화 환율은 6.8934위안을 나타냈다.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수준에 근접한 움직임이 지속됐다.

이날 달러-엔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3시38분 현재 111.09엔으로 뛰면서 新엔低 시대를 실감케 했다.

이날 일본이 발표한 10월 무역수지는 5조2900억 원 흑자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황형 흑자, 즉 수출 격감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엔화환율 급등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일본 엔화환율이 더욱 높이 뛰자 엔화가치 하락을 즐기는 일본증시의 수출주들이 환호했다. 그러면서 니케이225지수가 1만8106.02로 0.77%나 또 뛰었다. 이날 일본증시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된 한류 및 화장품 주식 급락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줄기세포 주식 하락,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인한 기관투자가들의 위축으로 한국증시가 움츠러든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한편 이날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서형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시대 달러 대비 선진국 통화는 약세 국면을 더 이어가겠지만 신흥국 통화는 나라별로 온도차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한 가운데 엔화환율은 고공행진, 원화환율은 소폭 상승의 흐름을 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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