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성공하기 위해선 '좋은 경제' 지속시키는 것 필요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지만 출발의 단초는 잘 풀었다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84%에 달해 역대 대통령 중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정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50%에도 훨씬 못 미치는 지지율로 탄생한 새 정부가 한 달도 안돼 두 배 가까이 호감도를 높인 것은 새 정부가 내놓은 인사나 정책, 국정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형성된 것도 있겠지만 최근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전분기에 비해 1.1% 성장하며 올해 3%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 리더십 부재 속에 올해 2% 성장도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던 것이 엊그제인데 예상 밖의 경제 호전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세계 경제도 회복세를 타고 있어 이 불씨를 잘 살려 나가면 본격적인 경기 상승세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마저 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부동산 쪽도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 2004~2007년 경험했던 '골디락스'가 다시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감이 들 정도다.

여기서 골디락스(Goldilocks)는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속에서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정한 경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이번에 다시 찾아온 '미니 골디락스'의 불씨를 잘 살려 가면서 역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양극화 해소, 복지 증대 등의 정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들이 하나 같이 기득권층의 배려와 양보를 전제로 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들인데, 지금과 같이 경제가 호조를 보여 전체 파이가 커진다면 더욱 그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강조했던 '성장-고용-복지'의 골든 트라이 앵글이 선순환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아직 경제정책을 이끌 진용이 다 갖춰지지 않았지만 지금의 경제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지속적인 개혁과 보완을 통해 실물 경제와 정부 정책이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다른 산업은 미진한 가운데서도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수출과 투자가 살아났지만 그 기세가 한풀 꺾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산업 분야로의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도록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코스피가 최고치 행진을 보이고 있지만 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회복 기대감과 지배구조 개선 예상 때문에 나타난 상승세여서 중소형주로의 파급은 미진한 상태다.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온기가 고루 퍼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들에서도 실적 호전이 나타나고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중소-중견기업 경기가 살아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해소 및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고 최저 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및 세종과 같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값 거품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빠른 시간 안에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속에 집값을 잡기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너무 시간을 끌기보다는 우선 작은 펀치라도 날려 그 기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큰 것을 준비하다가 실기를 하거나 전체 부동산 경기를 침체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상승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은 꼭 필요하겠지만 수도권에서도 인천이나 경기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이 거의 없고 오히려 지방은 집값이 떨어지는 곳도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맞춤형 또는 국지적인 부동산 처방을 마련하면 더욱 효과를 발휘할 측면도 있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오바마 전 정권이나 일본의 아베 정권, 독일의 메르켈 정권과 같이 성공한 정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들 정권은 출범 이후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높은 지지도를 이끌어 왔는데, 한결같이 경제 회복이나 '좋은 경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는 데 일치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도 살아난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이를 지속시키면서 높은 지지도 속에 성공한 정부로 남을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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