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언론 "G7 인프라 계획 B3W, 중국 일대일로 경쟁 상대 아냐"
"40조 달러 조달 어렵고 기후변화 등에 민간 자본 유치 쉽지 않다" 지적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영국 G7 정상회의가 출범에 합의한 인프라 구상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B3W)' 계획은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B3W 구상이 실현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순진하다"고 지적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B3W 플랜이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에 40조 달러 인프라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자금조달을 비롯해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G7 국가가 진정으로 개도국 발전을 위해 지원하겠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B3W 계획 뒤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패권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G7 회의. /사진=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G7 회의. /사진=뉴시스.

쑹웨이 중국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연구원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달리 B3W 계획은 개도국의 핵심 이익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가 해마다 1080억 달러씩 인프라 투자가 모자란 것이 경제발전에 중요한 걸림돌이었지만 G7 국가는 왜 이런 상황을 진작에 인식하지 못했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G7 국가의 GDP를 합친 것보다 많은 돈을 개도국 인프라 건설에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미국은 국가부채가 엄청나고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가 심해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인프라 투자도 원래 계획했던 2조3000억 달러에서 최근 1조7000억 달러로 줄였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영국도 재정적자가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내년 국가부채가 GDP의 93.8%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더욱이 인프라 투자는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이익을 회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왕이웨이 소장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B3W 계획은 민간 자본을 동원해 기후변화, 건강, 디지털 기술, 성 평등에 투입한다는 것이지만 민간 자본이 기후변화와 같이 회수 기간이 긴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며 개도국의 개발수요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G7이 겨냥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프라 협력이 아니라면서 현지 국가에 대한 맞춤형 개발전략을 마련해 현지 경제에 분명한 혜택을 가져왔다고 해당 매체는 주장했다. 2013년 프로젝트 출범 이후 중국은 140개국, 31개 국제기구와 일대일로 협정을 맺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1100여개 프로젝트 건설을 수행하고 있다. 올 들어 4월 말 현재 중국 기업의 일대일로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금융 제외)는 54개국, 3870억 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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