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증권 이영원 전문가, 유럽 경제상황 분석
유로존·영국, 소비자 물가 대폭 상승...미국과 유사
경상수지, 유럽·영국 악화 vs 러시아 증가
우크라이나·헝가리·폴란드 등 동유럽 소버린 리스크 급증
미국-유럽 금리차 확대, 유로 가치 하락해...달러와 '패리티'
이영원 전문가, "유럽 당분간 경기 위축 지속될 것" 전망

유로화.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유로화.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흥국증권 이영원 투자전략 전문가는 18일 "전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고 밝혔다.

이영원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9.1%나 상승하며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유로존과 영국의 소비자 물가 역시 각각 8.6%, 9.1% 상승해 대서양 양안의 상황은 대동소이한 모습이다.

이영원 전문가는 "이번 인플레이션은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유동성 팽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곡물 등 상품가격의 상승에서 비롯되었다"며 "특히, 유럽의 경우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전쟁 발발 이후 EU(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 등의 사안이 모두 가격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영원 전문가는 "인플레이션 부담과 더불어 유럽의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는 실물 경제의 다양한 부분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EU의 경제 리더인 독일이 1991년 이후 30여년 만에 최근 무역 적자를 기록한 것도 그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영원 전문가는 "이는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에 걸친 문제로, 유로존 전체 무역지수는 지난 1월부터 적자로 돌아서 현재는 유로 사용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EU에서 탈퇴한 영국의 경우도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폭증, 1950년대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영원 전문가는 덧붙였다.

이영원 전문가는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으로의 판매가 봉쇄된 석유의 경우 중국, 인도 등으로 수출선이 변경됐고 브라질 등 새로운 판매처가 등장하며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영원 전문가는 "무역 수지의 악화뿐 아니라 물가 상승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EU 국가들 중에도 대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원 전문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경우 5년 CDS 프리미엄 기준으로 100%를 넘기며 채무이행 능력이 실질적으로 상실된 상태이며, 이외에도 헝가리, 폴란드 등의 국가가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영원 전문가는 "이러한 리스크들은 유럽의 적극적인 금리인상 등 물가 불안을 제어하기 위한 정책의 제한요인이 되고 있다"며 "아직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ECB(유럽중앙은행)는 7월이 되어서야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영원 전문가는 "이에 따른 유로-미국 간의 금리차는 환율의 조절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2000년대 초반 이후 20여년 만에 유로와 달러의 환율이 1대1 수준에 도달하는 패리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원 전문가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를 넘어서며 더욱 단호한 금리정책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유로화 약세 요인인 미국, 유럽 중앙은행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의 추가적인 약세, 한계지역의 소버린 리스크 가능성 증대, 무역·경상 수지의 악화와 생산활동의 위축 등으로 당분간 유럽은 미국에 비해 좀 더 혼란스러운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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