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개 부처 일제히 비난 성명, 주중 미국 대사 심야에 불러 항의
인민해방군, 4일부터 6일까지 대만 주변 6개 해역서 대규모 군사 훈련
중국 해관총서, 대만 식품 100여종 잠정 수입 금지 조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가운데) 대만 방문 모습. /사진=AP, 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가운데) 대만 방문 모습.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 경고를 무시하고 지난 2일 밤 대만에 도착하자 중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그동안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약속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직후 중국 외교부, 국방부를 비롯한 5개 부처는 일제히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만 독립세력에게 헛된 꿈을 안겨줄 수 있다"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심야에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 대사를 초치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의도가 사악하며 후과는 엄중하다"며 "중국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무력 시위를 곁들이고 있다.

유사시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동중국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시작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은 이와 함께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대만 전역을 둘러싼 6곳의 해역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방군은 구체적으로 훈련 예정지 좌표를 발표하면서 이 기간 해당 해역이나 공역에서 선박이나 항공기는 운항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항공모함인 산둥함과 랴오닝함까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훈련은 1996년 대만해협 미사일 위기 때보다 더 큰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국제관계 전문가는 글로벌 타임스에 "이번에는 중국이 미국에 교훈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을 계기로 무력으로 대만을 해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중국 수출입을 담당하는 부처인 해관총서는 지난 1일 대만 식품 100여종이 바뀐 규정에 따라 수입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잠정 수입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고 중국 포털 시나닷컴이 보도했다.

대만 농업위원회는 수산물, 벌꿀, 차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특히 이번에 수출이 잠정 중단된 빵 등 조제식품은 지난해 대만 전체 조제식품 수출(20억2000만 달러)에서 대륙과 홍콩이 전체 32%(6억5000만 달러)를 차지한 상황이어서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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