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치료가 어렵고 고액의 의료비 지출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희귀질환에 대한 보건의료 자원 배분에 적극 나섰다. 질병치료에 소요되는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급여등재)을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건보공단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진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약 ‘솔리리스주사제’를 급여 리스트에 등재한데 이어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1차로 4명 선정했다. 이들은 다음달부터 솔리리스를 투약받게 된다.

솔리리스는 1병당 약값이 736만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져있다. 환자 1인당 약값으로 연간 5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건강보험 혜택 없이는 사실상 투약받기 힘든 약제여서 환자들은 오래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해왔다.

솔리리스는 지난 2010년 식약청의 판매허가를 받고, 지난해 초부터 건보공단이 개발회사인 알렉시온-국내 유통을 맡은 한독약품측과 약가협상을 벌였지만 약가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했다.

양측은 최근 리펀드 제도를 적용키로 하고 약가협상을 타결지었다. 리펀드제도는 희귀의약품을 독과점 공급하는 제약사가 요구하는 가격을 공단이 표시 가격으로 인정해주는 대신 실제로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고 차액을 제약사로부터 되돌려받는 제도다.

제약사측은 차액을 돌려주지만 자신들이 요구하는 표시가격을 인정받음으로써 다른 나라들과 약가협상을 할 때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알렉시온측은 미국 카나다 유럽 남미 등 40개국 이상에 솔리리스를 공급하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은 환자 본인부담금이 약제 공급가의 5% 수준인데 본인부담 상한선이 적용돼 소득에 따라 연간 200만~400만원만 부담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혈액암일종인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는 약가협상이 결렬됐다. 레블리미드는 대체약제가 있어 리펀드제도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민환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회장은 “대체제가 있어서 리펀드도 적용이 안되고, 보험도 안된다고 한다”며 “약가협상이 결렬돼 레블리미드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비싼 비용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레블리미드 사용 환자는 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