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 반도체 초강대국 되기 위해선 지원 시급"
세계 주요국,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대규모 지원 정책 마련
삼성전자, TSMC 대비 조세·임금·인력수급 등 다방면서 열위
관계자 "韓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 위해 선진국 수준 지원 필요"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0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최소한 해외 선진업체 수준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법인세 감면,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인력양성 등에 대한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세계 주요국 상응하는 반도체 지원책 필요

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경연은 "지난 7월 27일, 미국 상원은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520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켰고, EU(유럽연합)도 2030년까지 공공·민간에 430억 유로(약 56조 원)를 투자하는 'EU 반도체 지원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독일과 일본은 자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총 투자비의 40%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한경연은 "이같이, 세계 각국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시설, 연구개발, 인적자원 개발 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도 반도체 인력 양성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경연은 "이를 위해서는 한국도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지원책에 상응하는 파격적인 반도체 산업 주도권 확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TSMC 대비 인력·조세·투자·임금 등 다방면서 불리

한경연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기준 TSMC는 매출액 175억 2900만 달러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위(53.6%)를 차지했다. 이는 시장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16.3%)의 매출액 53억 2800억 달러의 3배가 넘는 수치다.

한경연에 따르면 인력규모도 TSMC 임직원수가 6만 5152명인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 수 6만 3902명 중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은 2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연은 "삼성전자는 회사 규모뿐 아니라, 조세, 투자 인센티브, 인건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TSMC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먼저,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대만 20%에 비해 5%p나 높다"며 "최근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율을 22%로 인하하겠다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경연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와 TSMC 간 법인세 격차는 2%p로 좁혀지겠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금까지 TSMC는 R&D 투자 15% 세액공제, 패키지 공정 비용의 40% 지원, 반도체 인력육성에 대한 보조금 등을 지원받았으나, 삼성전자는 R&D 투자 2% 및 시설투자 1%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아 R&D 및 시설투자에 있어서 크게 불리했다.

하지만, 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 반도체 지원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 지난 1월 11일 국회를 통과해 R&D 비용(2%에서 30∼40%로 증가) 및 시설투자(1%에서 6%로 증가)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인상될 예정이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2022.7.21)'을 통해 국가전략기술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2% 추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가 R&D 및 시설투자에 있어서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전망이다.

또한, 한경연에 따르면 전기, 용수 등 인프라 측면에서 대만 전기요금(134.2원)은 한국(110.5원)보다 다소 높고, 대만 수도요금(486원)은 세계 최저수준으로 한국(719원)보다 낮았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88로(2021년 10월 기준),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다.

이어 한경연은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임금은 약 1억 4400만원으로 TSMC(약 9500만원)에 비해 4900만원이나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또한, 대만이 반도체 학과 등 매년 1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육성하는 것에 반해, 한국의 반도체 인력은 1400명으로 인력수급에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이에 최근 한국 정부는 '반도체 관련 인력 양성방안'을 발표하여(2022.7.19), 10년간 15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라며 "동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반도체 인력부족 현상이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당분간 삼성전자의 인력수급은 TSMC에 비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도체 초강대국 위해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 공제확대 시급

한경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에 비해 법인세, 임금, 인력수급 등에서 불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반도체 인력 육성방안 등으로 일부 개선의 여지가 있으나, 법인세 인하 시에도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여전히 대만보다 높다.

또한, 한경연에 따르면 반도체 인력 육성에는 규제개혁, 재정투자 등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인력 공급까지 시차도 존재한다. R&D 및 시설투자 측면 역시 한국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등으로 TSMC에 비해 불리했던 부분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경연은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정부의 산업정책으로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기업과 국가의 연합 경쟁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에 있어 기업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덧붙였다.

한경연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해외 선진업체 수준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규석 부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인상, 인력양성 등에 대한 지원 및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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