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택가격 15% 올라...반세기 만에 최고치
투기 과열, 원자재가격 강세 등이 집값 끌어올려
7월 이후, 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영향 불가피할 듯

미국 주택 건설 현장. /사진=AP, 뉴시스
미국 주택 건설 현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집값 폭등이 역사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투기과열과 자원가격 급등을 배경으로 선진국 집값 상승률은 2022년 1~3월(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를 기록했다. 1차 석유위기 직후인 1974년 7~9월 이후 무려 반세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 긴축에 의해 미국에서는 주택 착공이 감소로 돌아섰지만, 가격 등은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커 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 1분기 OECD 회원국의 명목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9%, 영국은 10%, 일본은 9% 상승했다. 일본도 1990년 전후 거품 말기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가 투기과열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해 금리 인하와 대규모 금융완화에 나섰다. 저금리 환경하에서 쏟아진 자금은 주택시장이나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 갔다.

영국 조사회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산출한 지표(주택, 주식 및 상품 가격에 편입된 금액)를 보면 미국은 1960년 이후 최고였으며, 영국도 50여 년 만에 상승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나이트 프랭크는 7월 하순 조사에서 런던의 주택시장을 분석해 '가장 싼 주택이라도 평균 가구 연수입의 8배'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급 제약과 재택 기회 증가도 집값 상승에 박차를 가했다. 목재 등 세계적인 부족을 겪는 영향으로 주택 자재가 급등했다. 재택근무의 보급은 교외의 단독주택 수요를 높였다.

그러나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주택시장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월 하순 5.8%로 2008년 11월 이후 무려 13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엔 5.1% 정도로 추이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의 구입 의욕을 꺾는 모양새다. 7월 미국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9.6% 감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7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도 5.9% 줄었다.

집값 지표가 되는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지수에 따르면 주요 20개 도시의 집값은 5월에 전년 동월 대비 20.5% 상승해 4월(21.2%)대비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NAR가 공표한 기존주택 매매가(중간 규모 기준)도 7월 10.8% 상승해 6월 대비 둔화됐다. 뉴질랜드에서는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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