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 및 집값 상승 여파...서부지역 최악

미국 뉴욕 맨해튼 주택가.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미국 뉴욕 맨해튼 주택가.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주택구입자들의 매입 능력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주택 매물 재고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안정화가 이러한 추세를 막을 수 있을 지 주목 받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지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증한 반면, 중위 가구소득은 5.8% 증가에 그쳤다. 6월 중간규모 주택 가격도 사상 최고치인 41만 3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주택구입능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는 지난 6월 98.5로 전달 102.2에서 또 다시 하락하면서, 1990년 조사 당시(100.2) 보다도 낮아, 1989년 이후, 3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수 100은 중간규모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담보대출(주택가 80% 대출 시) 적격성 소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로서 100을 넘길수록 구입능력이 충분하다는 지표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 근로자들의 경우 집값이 임금 상승을 훨씬 뛰어넘는 속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집값 상승으로 2분기 주택구입능력이 '급락'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단독주택의 월 주택담보대출 지급액은 1분기에 비해 3분의 1 가까이,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급증했다.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그 기간 동안 거의 두 배가 되었다. 이달 들어 금리가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1년 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NAR는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지급액이 1년 전 1265달러에서 6월 1944달러로 679달러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소득 대비 연간 주택담보대출 지급액 비율은 25.4%로 증가했다. 대부분의 금융 전문가들은 소득의 25%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 지급은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NAR의 다른 전문가는 "지난해에 비해 월별 주택담보대출 지급이 급증했고, 집값 상승으로 인해, 구입능력 여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시장에 좋은 신호 중 하나는 매물 공급의 증가이다. 또 다른 하나는 최근 금리가 냉각되면서 월별 주택담보대출 지급액 증가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미국의 4대 주요 지역에서 6월 주택 구입능력이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서부는 중위 가구 소득이 9만 650달러이지만 해당 지역의 중간규모 주택을 구입하려면 6만 8496달러의 적격 소득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돼, 그나마 구입능력지수가 132로 좋은 편에 속한 지역이다.

반면, 가장 구입능력이 떨어지는 지역은 서부로, 중위 가구 소득은 9만 8498달러였지만 중간규모 주택을 구입하려면 14만 1552달러의 적격 소득이 필요했다. 이로써 서부지역은 NAR의 적정성 지수가 69.6을 기록, 4개월 연속 100을 밑도는 수준을 기록했다고 이 협회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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