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매출액 500대 기업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대기업 10곳 중 3곳(32.2%), '3高'로 인해 하반기 채용에 부정적
하반기 신규채용...없음 17%, 계획 미수립 44%, 계획 수립 38%
채용난 이유...추가인력 수요 없음(30%), 회사사정 어려움(20%) 順
기업 62% 수시채용…이 중 절반(46%)은 수시채용 비중 50% 넘어
하반기 채용...10명 중 7명은 '이공계', 10명 중 4명은 '경력직'

서울 광화문. /사진=뉴시스
서울 광화문.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4일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하반기 채용시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10곳 중 6곳(62.0%)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채용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 중 신규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44.6%로 전년 동기(54.5%)보다 줄었지만,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17.4%로 전년 동기(13.3%)보다 늘었다고 했다. 전경련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이 전년 동기(67.8%)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으로 늘어난 노동수요가 반영된 영향이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 채용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8.0%로, 전년 동기(32.2%)보다 늘었다. 이 중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7.0%, 채용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은 50.0%,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3.0%로 조사됐다. 이는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고용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고용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추가인력 수요 없음'(3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회사 사정(구조조정, 긴축경영 등)의 어려움'(20.0%), '코로나19 장기화,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12.0%),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2.0%), '경력직 채용 또는 수시채용 위주 채용'(8.0%), '고용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6.0%)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미래의 인재 확보 차원'(41.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29.4%),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17.6%)의 순으로 답했다.

자료=전경련
자료=전경련

올해 물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하는 '3高' 현상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하반기 채용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조사결과,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은 '3高' 현상으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채용여부 재고려'(14.0%), '채용규모 감소'(12.4%), '채용 중단'(3.3%), '채용일정 연기'(2.5%) 순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인해 하반기 기업 실적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은 금번 조사 결과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전경련은 "올해 하반기에는 수시채용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28.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 외에도 '경력직 채용 강화'(26.4%),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11.6%),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10.5%), '인공지능(AI) 활용 증가'(9.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6.6%), '4차 산업혁명 분야 인재 채용 증가'(5.7%) 등의 순으로 답변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0%)은 신규채용시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답변을 했다"면서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9.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2.2%,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8.0%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가운데 절반(46.3%)은 전체 채용계획 인원 중 50% 이상을 수시채용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전경련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업들은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업들이 인재 채용 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업무경험'(19.2%)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전했다. 이어 '직무 이해도'(17.5%), '전공과 직무 간 관련성'(16.3%), '지원기업에 대한 이해'(12.9%), '일반직무역량'(12.2%), '전공 관련 자격증'(10.0%), '최종 학력'(5.8%) 등의 순으로 기업들은 응답했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전경련은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인원 10명 중 4명(35.8%)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는 올해 상반기(29.7%)보다도 6.1%p 늘어난 수준으로, 경력직 채용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50% 이상을 뽑겠다'는 기업이 29.8%에 달했고, 그 다음으로 '0% 이상 10% 미만'(23.1%), '20% 이상 30% 미만'(15.7%), '10% 이상 20% 미만'(11.6%), '40% 이상 50% 미만'(10.7%), '30% 이상 40% 미만'(9.1%) 순이었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전경련은 "올해 하반기 대졸 채용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61.0%)보다 6.9%p 늘어난 수준이다. 이어서 '인문계열'(30.8%), '의약, 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1.3%) 순으로 조사됐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전경련은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학기술의 중요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은 자연․공학계열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학과 정원규제 완화, 산학협력 강화 등 고등교육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확대를 위한 1순위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확대'(42.1%)를 가장 많이 꼽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25.6%),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1.6%),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9.9%),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5.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원자재가격 급등,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수출 둔화 등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신산업 육성, 조세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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