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 트렌드 잡은 맥주, 안주와 궁합맞춰 인기몰이

▲ 투고인 매장간판
[초이스경제 이현경기자] 바야흐로 맥주의 계절이다. 한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찾는다. 최근 맥주가 주류 시장의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맥주는 더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맥주는 다른 주류와 다르게 '안주'와의 궁합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치킨을 파는 곳이라면 99%는 맥주를 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대중적인 메뉴인 치킨과 가장 대중적인 술의 조합이다. 맛의 궁합도 잘 맞는다. 치킨과 많이 마시는 맥주인 라거(Lager) 맥주는 노란 빛깔과 강한 탄산, 청량감이 특징이다. 기름기가 배인 바삭바삭한 껍질 속 탄력있는 육질을 가진 치킨과 매우 잘 어울린다.

‘치맥’은 최근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의 세를 타고 또 다른 관광상품이 되고 있기도 하다. 대구는 지난해에 이어 ‘치맥 페스티벌’을 개최했는데 올해에는 6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치맥’은 이렇게 또 다른 외식 문화가 돼 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치맥의 뒤를 이을 조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요즘 대세는 ‘피맥’이다. 피자와 맥주를 함께 즐기는 ‘피맥’은 이태원의 더 부스 등을 비롯한 펍(Pub)에서 먼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기존의 오비, 하이트 등 국내 대형 맥주 브랜드에서 내놓는 라거(Lager) 맥주 외에도 에일(Ale) 맥주가 시중에 다량 출시된 점을 배경으로 들 수  있다. 에일 맥주는 라거 맥주와 달리 탄산이 적고 향과 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기름진 치킨에는 라거 맥주가, 부드러운 치즈와 다양한 토핑 재료가 어우러지는 피자에는 에일 맥주가 어울린다.

소비자 입맛이 다변화되면서 ‘피맥’은 트렌디한 몇몇 매장들을 넘어 대형 외식 업체에서도 적극 활용된다. 피자헛은 다음달 31일까지 피자 주문 시 맥주를 990원에 제공하는 ‘피맥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매드포갈릭도 지난 달 6가지 피자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피자 자유선언 프로모션’을 실시한 바 있다.

스몰비어가 창업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감맥’ 또는 ‘감튀맥’도 사랑 받는다. 대부분의 스몰비어에서 두껍게 썬 감자를 즉석에서 튀겨내는 감자튀김과 생맥주를 주력 메뉴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마다 차별화를 위해 감자튀김을 찍어먹는 소스에 집중하기도 한다.

반면 얼마 전 등장한 스몰비어 브랜드 ‘할리비어’의 경우 스몰비어 최초로 감자튀김 위에 토핑을 얹어 내는 것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할리비어 감자튀김은 오리지날 외에도 갈릭 치즈, 베이컨 칠리, 토마토 사워크림 등으로 나뉘어 있다. 할리비어는 여기에 아사히 흑생맥주까지 도입해 기존 스몰비어 보다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데 주력하고있다.

‘감(튀)맥’ 이후  ‘맥주’의 새로운 짝꿍으로 낙점된 메뉴는 ‘튀김’이다. 튀김은 치킨과 비슷하게 바삭바삭한 식감을 자랑하지만 고기 대신 해산물과 채소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나 가격 면에서 덜 부담스럽다.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곧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분식 브랜드인 공수간은 일부 매장에 맥주를 도입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공수간이 일식 수준의 수제 튀김으로 유명한 만큼 이를 맥주와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공수간 관계자는 맥주 도입 이후 튀김만 다량 주문해 간단한 술자리를 즐기는고객들이 늘어 매출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최근 강남역 인근에는 ‘프라이드 펍’을 지향하는 투고인(togoin)이 등장했다. 투고인은 피시앤칩스, 새우 튀김, 치킨드럼스틱 (닭다리) 등 ‘튀겨서 파는 음식’을 메인메뉴로 내세운다. 여기에 ‘클라우드 생맥주’를 도입해 맥주메뉴에서도 기존 펍 또는 스몰비어와 차별화를 이뤘다. 투고인은 테이크아웃도 활발히 진행하고 점심에는 튀김을 활용한 정식까지 내놓는다. 프리미엄 프라이드 키친(Premium Fried kitche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그대로 따르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다음에는 어떤 ‘맥’이 나올까 궁금해진다. 확실히 맥주는 지금 시점에서도, 앞으로도 꾸준히, 주류 중 가장 다양한 맛과 부담 없는 가격대를 자랑할 것이다. 드라마의 주인공 한 명은 정해졌다. 그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또 다른 주인공을 잡는다면 외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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