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나라 이름과 정식 명칭이 다른 경우는 흔하다. 우선 한국(Korea)은 공식 국호가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 ROK)이다. 북한은 스스로 조선으로 부르지만 공식적으로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다.

 
독일(Germany)은 정식으로는 독일연방공화국(The Federal Republic of Germany)이고 중국(China)은 중화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hina)이다.
 
한국이 1992년 중국과 수교를 맺기 전에 중국이란 국호는 대만(중화민국)을 의미했고, 지금의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라 해서 중공이라고 불렀었다.
 
그럼 멕시코의 정식명칭은? 세계에서 11번째로 인구(1억1500만명)가 많은 대국 멕시코라면 당연히 정식 국호도 상식처럼 널리 알려져 있을 법하다.
 
국가간 공식 문서에서 멕시코는 ‘United Mexican States’, 스페인어로는 ‘Estados Unidos Mexicanos’로 표기된다. 멕시코합중국이 된다.
 
미국의 정식 명칭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와 흡사하다. 1824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때 민주주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비슷하게 정한 국호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미국을 본 뜬 것 같은 느낌만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자료사진=뉴시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의 공식 국호를 그냥 ‘멕시코’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구를 모방하는 듯한 느낌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일개 의원이던 시절인 지난 2003년에도 했던 주장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표결에 이르지도 못했다.
 
국호 변경을 위해서는 당연히 개헌이 필요하다. 개헌에는 멕시코 상하 양원의 동의와 함께 멕시코의 31개 주 가운데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칼데론 대통령은 막중대사인 개헌 주장만 툭 던져 놓고 오는 12월1일 퇴임한다. 이 때문에 그의 주장은 트위터 등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대통령 개인의 소신이긴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와 동떨어져 있는 주장이라면 이런 방법이 차라리 무난하다고 평할 만도 하다. 대다수와 어긋난 자기만의 생각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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