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증권 이영원 전문가, 유럽 에너지 가격 동향 분석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여전히 높지만 최근 진정세 보여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도 완화 기대
러-우 종전 기대와 유럽의 온화한 겨울, 재고 대비 등 영향
"공급부족 우려로 인한 가격 상승 재개 가능성 높지 않아 보여"

독일 유전 펌프잭. /사진=AP, 뉴시스
독일 유전 펌프잭.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흥국증권 이영원 투자전략 전문가는 28일 "최근 유럽의 에너지 가격 동향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원 전문가에 따르면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을 기록, 연초 수준에 거의 근접하는 모습이다. 천연가스 가격도 MWh당 100유로 선을 하회하기도 하는 등 10월 이후 120유로대 이하에서 억제되는 모습이다.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던 8월, 천연가스 가격이 MWh당 300유로를 넘어섰던 것에 비교하면 큰 폭의 조정을 보인 것이다.

이영원 전문가는 "물론 MWh당 120유로 수준도 연초 70~80유로 대 등락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고, 지난 2019, 2020년의 연평균가격인 15, 10유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가격 수준"이라며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에 비해 여전히 6배 이상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겨울을 앞두고 유럽의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는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가격 폭등을 야기시켰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종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고, 유럽의 겨울이 예년에 비해 따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유럽의 에너지 재고도 어느때 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대한 대비 수준도 잘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영원 전문가는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한풀 꺾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 에너지 가격 폭등의 주원인을 제공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겨울이 다가오면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겨울 혹한이 전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그는 "미국의 중간선거, G20회담 등을 거치며 협상을 통한 종전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영원 전문가는 "겨울 추위에 대한 우려도 오히려 예년보다 높은 따뜻한 기온에 대한 기대로 바뀌고 있다"며 "유럽의 겨울 평균 기온을 좌우하는 태평양 적도 연안의 ENSO(El Niño Southern Oscillation)가 3년 연속 라니냐(La Nina)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조사했다. 그는 "동태평양 적도부근 해수 온도가 평균 이하로 낮아지는 라니냐가 2년 연속 발생하면 엘니뇨(El Niño)로 바뀌거나 평균에 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겨울은 3년 연속 라니냐가 이어져 이로 인해 따뜻한 유럽이 예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라니냐의 발생은 북반구 제트기류의 영향과 결합해 겨울철 북미대륙이 남부와 유럽에 이르는 지역의 평균기온은 상승하고 북미대륙의 북부(캐나다 지역)의 평균기온은 하락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ECMWF(유럽중기예보센터)에서는 이번 겨울 유럽의 평균 기온이 상위 3분의 1에 속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따라서 추운 겨울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존 우려보다는 완화된 예상이 에너지 가격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영원 전문가는 "겨울철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던 만큼, 이에 대한 유럽의 대비도 철저 했고, 이는 따뜻한 유럽의 겨울과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연가스의 재고 비축량은 전체 비축 가능한 설비의 대부분을 소진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도입이 여의치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공급부족 우려로 인한 가격 상승이 재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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