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과도한 코로나 방역으로 '타키투스 함정(국가신뢰위기)' 빠져"
홍콩 언론 "우루무치 화재 사망 계기 제로 코로나 정책 시험대 올라"
중국 전역 50여개 대학, 10여개 도시에서 희생자 추모 집회 열려
홍콩 언론 "中당국, 민중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방역정책 재조정해야"

중국 베이징 코로나19 검사소. /사진=AP, 뉴시스
중국 베이징 코로나19 검사소.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주택가 화재로 중국 전역에 희생자 추모 집회가 열리면서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과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우루무치 화재는 10명이 숨진 사고로, 당시 코로나19 봉쇄로 단지를 철책으로 봉쇄한 바람에 소방차가 제때 진입을 하지 못해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나돌면서 방역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홍콩 명보는 지난 27일 시진핑 주석 모교인 칭화대를 비롯해 50개가 넘는 중국 대학에서 당국의 지나친 코로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칭화대 대학생 1000여명은 이날 오전 교내 구내식당 앞에 모여 민주법치,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상하이, 베이징, 우한 등 10여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우루무치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집회를 열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상하이 위구르인 집단거주지 우루무치 중루에는 이날 3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헌화하고 희생자 추모집회를 가졌으나, 경찰의 제지로 해산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홍콩 언론 '01 닷컴'은 중국이 이른바 타키투스 함정(국가신뢰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가 아파트 단지에 철책을 친 것은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꽃이나 나무 관리를 위해 만든 시설이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이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민들은 국무원이 지난 11일 최적화 20개 조치를 내놓고 시진핑 주석이 해외 순방 일정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서 지난 3년 동안 엄격하게 유지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믿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최적화 조치는 힘을 못썼고, 도리어 지방정부마다 봉쇄 등 강력한 통제조치를 내리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허난성 란카오현을 시찰하면서 "고대 로마 역사학자 타키투스는 공권력이 공신력을 잃으면 무슨 말을 하거나 일을 해도 사회는 부정 평가를 내린다"면서 "이것이 타키투스 함정"이라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홍콩 '01닷컴'은 "중국 공산당이 이미 타키투스 함정에 빠졌다"면서 "중국 정부는 저자세를 유지하면서 민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방역대책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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