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최근 기업금융 현안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발표
기업 자금 부족 규모 지속 증가, 2022년 2분기 약 47조 부족
명목기준금리는 미국이 높지만, 실질기준금리는 한국이 높아
금리인상 속도조절, 회사채 활성화, 기업금융 규제완화 등 필요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7일 "명목기준금리는 미국이 한국보다 높으나, 실질기준금리는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속도 조절, 회사채 활성화, 기업금융 규제완화 등 기업 자금조달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이날 '최근 기업금융 현안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기업 자금조달액은 간접금융(은행, 비은행)과 직접금융(주식, 회사채, 기업어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행 집계 기준, 기업의 전체 자금조달액은 2017년 약 134조 원에서 2021년 약 330조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자금부족액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2분기 기준 약 47조 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연말로 갈수록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한경연은 "현재 명목 기준금리만 놓고 보면 미국이 한국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2022년 10월 말 기준 국내기업이 체감하는 금리는 미국 기업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한경연은 "게다가 과거 한미 명목 기준금리 역전 시기에 국내 자금유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살펴보았을 때, 급격한 자금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은 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속도에 맞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기업의 자금조달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경연은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경제주체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경연은 "국내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금 여건을 해결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기업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경연은 "기업자금 부족액 규모가 2022년 2분기 약 47조원에 달하고, 연말에는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회사채 시장 활성화와 기업금융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주요 기관들의 투자 여력 약화, 금리상승으로 인한 회사채 투자심리 위축,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 경색이 심각하며, 최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는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채권안정펀드, 회사채 매입 등 지원 규모를 추가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예대율 규제 완화, 지급준비율 인하 등 금융당국이 기업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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