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올 상반기 맥주 수입량은 5만3618만톤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맥주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화, 고급화되면서 맥주 수입의 규모는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MBC ‘불만제로업’이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를 전격 비교해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방송계에 따르면 30일 방송된 ‘불만제로업’에선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향, 맛은 물론 거품밀도, 탄산함유량 등을 전격 비교했다.

먼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테스트 실험에선 국산 맥주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다른 나라 맥주는 맛이 진하고 위에 부담이 되는데 한국 맥주는 싱거운 것이 장점이다”면서 “맛이 쓰지 않아 다른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국산 맥주가 자랑하는 특유의 톡 쏘는 맛은 높은 탄산함유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탄산함유량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5.6(g/kg)으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독일과 일본(5.3), 필리핀(5.1), 체코(4.9)가 이었다.

이에 대해 박태순 맛 칼럼니스트는 “국산 맥주의 경우 얕은 맛을 감추려고 탄산함유량을 높인다. 사실 보여줄 만한 맛이 없으니까 목넘김이라도 좋게 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또한 류강하 맥주양조 전문가는 “맥주가 만들어진 후에 탄산을 집어넣는 방법을 사용하다 보니 맛은 조금 약하지만 탄산이 강한 맥주가 만들어진다”면서 “결국 맛보다는 청량감, 시원하게 들이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비어 바텐더, 양조학 교수, 맥주양조 전문가 등 5명의 전문가를 통한 시음평가도 진행됐다. 평가 항목은 국산 및 수입 맥주 12종의 향, 맛, 바디감, 청량감, 고유의 쓴맛이었다. 그 결과 최고의 맥주는 전반적으로 홉과 맥아로부터 나오는 향과 풍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된 반면 최악의 맥주는 향과 맛이 전체적으로 가볍고 싱거우며 물맛이 난다는 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맥주로 체코 맥주를 꼽았으며 2위는 필리핀, 3위는 한국 맥주 중 한 제품을 꼽았다.  그러나 톡 쏘는 청량감을 자랑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맥주가 최하위 맥주로 선택됐다.

액체분석을 통해 성분을 구분해내는 ‘맛분석’도 이뤄졌다. 그 결과 수입 맥주는 감칠맛, 짠맛, 떫은맛, 쓴맛이 나는 데 비해 국산 맥주는 신맛이 강했다. 수입 맥주는 국산 맥주에 비해 두세 배가량 홉(맥주원료)이  더 투입되기 때문에 고유의 맛을 나타내는 쓴맛이 강한 데 비해 국산 맥주는 탄산함유량을 높이는 탄산가스가 들어가 신맛 계통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시음 결과는 최근 들어 수입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국내 맥주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춘 맥주맛을 선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맥주업체 전 임원은 불만제로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맥주시장은 대기업이 소비자 입맛을 유도하는 식으로  형성되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맥주를 만들지 못하는 업체는 시장에서 지위를 상실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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