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023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 개최
美, 불가피한 경기침체 상황 속 對中 견제정책 강화 예상
韓기업, 유럽·캐나다 타 선진국과 협력 다변화로 대비해야
中, 급속한 리오프닝으로 1분기 내 코로나 안정이 관건
中 ,1분기 내 경제회복 시 5%성장 전망...정책변화 주시해야
한국 경제는 복합위기 상황, 정부·경제계 '대책에 발맞춰야'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서울 도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7일 "올해 세계 경제 둔화로 한국 경제가 1%대의 저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2023년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고, 한국을 둘러싼 미·중 등 주요국의 경제와 국제질서에 대한 전망과 함께 한국 경제차원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로 전망되며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바이든식 중국 견제와 경제안보 조치에 더욱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전망되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등 주요 경제안보 제도를 출범시켰던 미국은 올해 이들의 기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기업 M&A 방어를 위해 미국 내 외국인투자심사 강화에 '공급망상의 위험성'을 새로운 심사기준으로 추가(2022년 9월)함에 따라, 우리를 비롯한 제3국 기업도 중국과의 관계성을 기준으로 미국기업에 대한 M&A가 불허될 가능성이 주목받게 되었다. 이에 더해 중국 전략산업 성장에 국제자본의 투입을 막기 위해 아웃바운드 투자심사를 강화하는 신규 제도 구축에 나서고 이를 제3국에게까지 포괄 적용,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은 "미국이 동맹국들에 동참을 요청할 대중국 투자 스크리닝으로 인해, 반도체 등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AI 등 첨단분야에서 새롭게 중국에 진출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되어 간다"며 "이와 같은 미국 주도의 기술 보호주의에 대해 호주, 캐나다, 일본, 유럽 등 미국 이외의 다른 선진국과 협력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우리 기업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작년 말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와 리오프닝을 전격 단행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을 1분기 내 얼마나 안정시키느냐가 결국 올해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제로 코로나로 중국경제가 그간 매우 위축되어 있었으나, 올해 위드 코로나 전환 후 1분기 내로 경제회복이 된다면 중국이 원하는 성장률의 마지노선인 5%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중국이 원래는 급진적 정책변화를 하지 않는 나라인데, 최근의 정책들은 너무 급속히 이루어져 이에 따르는 불안감이 있다고 본다"며 "또한, 시진핑 집권을 위해 그동안은 중국 내에서 정치 이슈가 경제 이슈를 눌러 왔다면, 앞으로는 경제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치·경제 안정화를 위한 고용 회복 정책을 필두로, 플랫폼 산업 규제 완화, 소비를 끌어 올리기 위한 보조금 및 세제혜택, 그간의 부동산 압박 정상화 조치 등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경제 어젠다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중국은 시진핑 3기 출범 이후 대내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미중 갈등 활용, 공동부유 강조, 대만통일 이슈화, 빅테크 기업 규제, 국가안보 기조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제로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내수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표면적인 위험요인에 더해 잠재적으로 중국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전경련은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완화 이후 내수 진작과 외국인 투자유치 등 경제 활성화 제도들을 전격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 기업들이 관련 제도 변화를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 권장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G2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중 힘겨루기에 끼어 올해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해 "IRA, 탈중국 압박 등 대외 리스크가 뉴노멀이 된 지금이 한국기업이 전진하느냐 추락하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 긴밀한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를 언급하며 "작년 말 발표된 한국판 인태전략을 비롯한 정부의 통상전략 수립과 시행에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발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대진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기조연설을 통해 "대외환경변화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꺾이지 않는 수출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최전선에서 이끌어 가고 있는 이 자리의 기업인 여러분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산업부는 기업인 여러분들이 어려운 통상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태호 원장은 올해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미중 힘겨루기와 세계 경제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인도, 동남아시아,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중국을 탈피한 공급망 구축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좌담회를 기획한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기업규제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만성적으로 저하된 상황에 G2 성장둔화와 공급망 패권경쟁 등 커지는 대외 리스크로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이 매우 크다"며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 등 국가 차원 종합적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 보호무역조치 대응부터 국제사회에 한국 경제계의 의견을 제시해 온 전경련은 올해도 글로벌 채널로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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