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기자] 현대기아차 본사와 국내 생산공장들이 일제히 하계휴가(4~8일)에 들어간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행보는 바쁘기만 하다. 

 
정 회장은 휴가 첫날인 4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노사문제 등 주요 현안을 챙긴 데 이어 5일에는 1년3개월 만에 현대기아자동차의 핵심시장인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과 미국 현지공장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현지 업무보고를 받고 신차 판매현황과 마케팅 전략, 리콜사태에 따른 품질경영 등을 점검하며 현장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등 신차를 잇따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브랜드에 '제값받기'라는 정공법으로 맞서며 팽팽한 대결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 등 현지 주력 차종이 잇따라 리콜 사태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정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에 차질이 발생했다.

정 회장은 이번 방미기간 중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기아차 현지공장도 방문해 품질경영에 대해 재차 강조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해 5월에 이어 15개월 만이자 올해 들어 유럽,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현장경영"이라며 "미국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휴가 첫날인 4일에도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해 주요 현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 노조 파업 대책과 미국 리콜사태 등 현안을 점검하고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후속 대책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주 말 노사 협상이 결렬돼 노조 파업이 곧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시장 리콜조치, 원화 강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 등 하반기 경영 현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부서 임원들도 생산공장 하계휴가 일정에 상관없이 즉시 대응체제를 갖추고 긴장감 있게 근무하고 있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정몽구 회장은 예년엔 자택에서 1~2일 정도 경영구상을 하며 여름휴가를 보냈지만 올해에는 시급한 현안이 많아 여름휴가 없이 글로벌 현안과 회사 경영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31일 임금협상이 최종 결렬됐고 이후 노조 측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노사 현안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는 오는 14일 파업 돌입에 대한 노조원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며 투표가 가결되면 18일부터 생산현장 파업을 추진할 수 있다.

또 지난주 말에는 미국 시장에서 싼타페, 쏘나타 등에 대한 추가 리콜이 발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신속한 후속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