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 큰 규모 파산
미국 고용지표 엇갈렸지만, 은행 우려가 증시 강타
주간 기준, 다우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악 실적 기록
美 국채금리 하락 속, 달러화 가치는 큰 폭 내려
엔비디아 · 애플 ·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 '급락'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보다는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의 파산 소식이 증시를 강타했다. 주요 지수 급락 속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도 내려갔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345.22포인트(1.07%) 하락한 3만1909.64,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6.73포인트(1.45%) 떨어진 3861.59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9.47포인트(1.76%) 하락한 1만138.89로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전날보다 57.27포인트(3.14%) 추락한 1769.32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주간 기준 다우존스는 4.44% 하락하며 6월 이후 최악의 주간 실적을 기록했고 S&P500은 4.55%, 나스닥은 4.71% 각각 하락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투자자들은 2월 고용 보고서와 SVB의 모기업인 SVB파이낸셜의 주가 폭락으로 불거진 은행권 우려를 주목했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2월 취업자수는 지난달보다 31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지만 1월 증가폭 50만4000명보다는 감소했다. 2월 실업률은 3.6%로 집계돼 전문가 예상치(3.4%)와 전월치(3.4%)를 약간 웃돌았다.

CNBC는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실업률 상승 등은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면서 "다만 SVB의 실패에 따른 은행 주식의 혼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수 있다는 힌트를 준 2월 고용보고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새 법인을 설립해 SVB의 예금 등을 모두 이 은행으로 옮겼다. SVB의 이번 파산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워싱턴뮤추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파산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SVB파이낸셜 주가는 전날 60%대 하락에 이어 같은날 시간외거래에서 또다시 68% 폭락한 여파로 이날 거래가 중단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뉴욕증시 마감시간 기준 4.582%로 전일 대비 0.318%포인트 내려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685%로 0.238%포인트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도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지수)는 뉴욕증시 마감시간 기준 104.590으로 전일 대비 0.715포인트(0.68%) 낮아졌다.

뉴욕증시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고개를 숙였다. 엔비디아(-2.01%), 애플(-1.39%), 마이크로소프트(-1.48%), 아마존(-1.65%) 등이 하락했다.

S&P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섹터도 일제히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43%), 테크놀로지(-1.70%), 유틸리티(-1.57%), 에너지(-1.31%), 임의소비재(-1.00%)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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