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불만제로 방송화면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여름을 맞아 우리나라 대표 보양음식인 '장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장어는 비싼 가격의 고급 스테미너 음식로 여겨지고 있음에도 TV 맛집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유명 장어집의 경우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이런가운데 MBC '불만제로'가 유명한 장어 맛집들의 실태를 조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방송된 '불만제로'에선 장어 음식점들의 위생상태점검과 원산지둔갑에 실태에 대해 다뤘다. 방송내용을 보면 TV에 소개 된 후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든다는 'ㅈ'음식점의 경우 심각한 위생상태로 시청자들에게 놀라게 했다.

불만제로에 제보해온 'ㅈ'음식점 전 직원은 "그릇, 불판 등 정말 모든게 다 더럽다. 맛있게 먹는 손님들이 불쌍할 정도"라고 말했다. 점검결과 밥그릇은 설거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남은 밥풀은 물론 벌레, 장어뼈가 묻어날 정도로 더러웠다. 싱크대에는 음식쓰레기가 담긴 물이 그대로 고여있는가하면 주방에선 선반 위 파리사체가 그대로 방치되어있고 식재료 보관상태도 불량했다.

바닥에 널린 장어 부산물로는 육수를 우리고 있었으며 주방 냉동창고에는 손질된 장어가 대량으로 냉동보관되어 있었다.

제작팀이 직접 해당식당의 사장을 만나 이 사실을 지적하자 "인력이 없어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냉동장어는 보관은 했지만 손님상에 내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주에 위치한 장어맛집은 장어 250g에 9900원으로 식당을 홍보하며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방송을 통해 식당 주인은 "고창에서 양식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싼 값에 장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가게앞에는 양식장 허가증도 붙여놨다.

제작팀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단속을 실시한 결과 주인의 말과는 달리 다른업체에서 유통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며 주인이 말했던 양만장에 찾아갔지만 단속이 이뤄졌던 10일 전부터 부랴부랴 양식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산 장어의 원산지 둔갑 실태도 고발됐다. 올해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장어는 600여톤이다. 그러나 장어 음식점 어디에서도 '중국산'이란 표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평택의 장어 유통관련자는 "중국산을 1kg당 3000원 더주면 수입수산물 이력제에 올리지 않아 국내산으로 둔갑할 수 있다"면서 "그 후엔 식당이 알아서 재주껏 파는 식"이라고 고백했다. 중국산 봉지에 담겼던 장어들은 원산지 표기 없는 곳으로 옮겨져 식당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문제는 중국산과 국내산 장어 구별이 전문가들도 힘들만큼 어렵다는 데 있다. 20년 이상 수산물을 취급해온 상인들도 구별이 어렵다고 말했다.

불만제로의 취재결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민물장어 전문점은 중국산 장어를 들여오고는 국내산이라 표기된 수조에 넣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단속에 나서자 주인은 "중국에서 들여온 적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증거를 내밀자 "최근에 한번 가져와서 조금 팔고 나머지는 그냥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더니 "안 팔았으면 문제가 없다"는 뻔뻔스런 태도를 보였다. 소비자들에게도 "자신이 속인 것이 없으니 미안할 일이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불만제로를 통해 장어맛집의 실체를 알게된 네티즌들은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 저런걸 사먹었다니 분통터진다", "믿고 사먹을만한 게 없다", "몸보신하려고 먹는 장어때문에 오히려 병날듯", "9900원 장어집 실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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