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스티브 발머는 빌 게이츠의 후계자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이끄는 동안 ‘창의성과 활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심지어 게이츠나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이크 주커버그 등 IT 거물들의 집무실이 창고처럼 어지러운 반면 발머의 집무실이 장관 집무실처럼 정리정돈이 잘 된 것도 그가 이 세계와 맞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기술(IT) 세계에서 MS의 위상도 갈수록 낮아졌다. 마침내 지난 2월, 그는 14년간의 MS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MS와 같은 굴지의 기업에서 물러났다면 대부분 사람은 인생의 정점을 지난 것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뜻밖에도 발머에게 이전과 비교할 수도 없는 활력 넘치는 인생으로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반전의 시작은 미국 프로농구(NBA)의 인종 차별 소동에서 시작됐다. LA 클리퍼스의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이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공개됐던 것. 진작부터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키던 스털링에게 미국 사회는 구단주 자격을 박탈했다.
 
사실상 클리퍼스를 강제매각하게 된 것인데, 이를 발머가 사들인 것이다. 발머는 20억 달러(2조344억원)로 클리퍼스의 구단주가 됐다.
 
18일(미국시간) 클리퍼스 팬들 앞에서 일장연설을 하는 장면은 더 이상 ‘움직임이 부족한’ 발머가 아니었다. 현장을 멀리서 촬영한 유투브 동영상에는 그가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그는 격렬한 인사말을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야후 스포츠는 발머가 MS 신제품을 발표할 때도 사실 이런 액션을 취한 적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Zune 발매와 같은 흥행 참패를 반복하지 않기를 클리퍼스 팬들은 기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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