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무역항 화물트럭 기사들, 전직 고민, "좋은 날은 갔다"
상하이 주변 제조업허브 쿤산, 100개 공장 중 10개꼴로 동남아 이전
상하이 컨테이너항, 항구마다 빈 화물 컨테이너 산더미
해운업계 관계자, "코로나19로 떠난 고객, 리오프닝했다고 돌아오겠냐"

중국 상하이 무역항의 컨테이너.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상하이 무역항의 컨테이너.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최근 발표된 지난 3월 중국 수출입 무역실적은 예상을 깨고 호조를 보였지만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 상하이의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향후 무역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5일 보도했다.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 컨테이너항으로 가는 도로는 한산하고, 항구마다 빈 화물 컨테이너가 산처럼 쌓여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컨테이너항 직원 왕모씨는 SCMP에 "과거에는 화물트럭이 몰려와 대기했고, 우리도 정신없이 바빴지만, 지금은 컨테이너 트럭 보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모니터링 플랫폼 '컨테이너 엑스체인지'에 따르면 컨테이너 물량 동향을 보여주는 상하이항 컨테이너 가용지수(CAx)는 올 들어 0.64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CAx가 0.5 이상이면 컨테이너 과잉, 0.5 미만이면 컨테이너 부족을 말한다. 

상하이는 전통적으로 1분기에는 CAx는 0.5 아래에 머물렀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수요가 줄고 춘제 장기 연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화위팅 중국 원양해운물류공사 매니저는 SCMP에 "글로벌 무역 바로미터의 하나인 해운업은 지난 3월부터 물량이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코로나19 록다운(전면봉쇄) 영향으로 한번 떠난 고객이 우리가 리오프닝한다고 쉽게 돌아온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에서 2010년부터 화물트럭을 몰고 있는 기사 루칭린은 SCMP에 "상하이에는 화물트럭이 5만대가 넘지만, 실제 수요를 보면 아직은 3만대 정도만 필요한 상황"이라며 "저장성 닝보와 광둥성 선전 등 다른 주요 항구는 상황이 조금 좋아졌지만, 상하이는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물건을 실으려 자주 찾아가는 상하이 인근 장쑤성 쿤산(昆山)에서는 공장 100개 중 10개가 베트남 등 동남아로 공장을 옮겼다"면서 "일감이 줄면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매달 1만5000위안(약 286만원) 벌던 것이 지난해초부터 4000위안(약 76만원)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 상하이는 언제 코로나19 이전 국면을 회복할 수 있을까. 

화위팅 원양해운물류공사 매니저는 SCMP에 "언제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동남아로 떠난 고객이 비용이 적게 들고 품질이 보장된다면 왜 돌아오겠는가. 그들은 적어도 여러 바구니에 계란을 두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칭린 화물트럭기사는 해당 매체에 "지난달부터 일감을 조금 늘기는 했지만, 곧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화물트럭을 팔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싶다. 좋은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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