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나이 석좌교수, 저서 중국어판 출판 기념식서 우려 표명
조지프 나이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재현" 우려
미국과 중국, 서로 상대 변화시키거나 통제할 힘-능력 없어
미중 지도자, 정상회담 자주 하면서 양국 레드라인 확인 것 중요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사진=뉴시스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소프트파워(soft power) 개념을 창안한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너무 덩치가 커서 서로 생존의 위협을 주지 못한다"며 "다만 진정한 위험은 두 나라가 실수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글로벌 타임스가 지난 29일 보도했다.

나이 교수는 이날 베이징 싱크탱크 중국과 세계화센터(Center for China and Globalization ·CCG) 본부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소프트파워와 미중경합(Soft Power and Great-Power Competition)' 중국어판 출판 기념식에서 왕휘야오(王輝耀) CCG 이사장과 화상을 통한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존재에 위협을 제기하는가. 아니면 중국이 미국의 존재에 위협을 제기하는가. 아니다. 중국은 너무 커서 미국이 변화시키거나 통제할 수가 없고, 미국도 너무 커서 중국이 변화시키거나 통제할 수가 없다"며 "우리에게 서로를 파멸시키거나 위협이 되는 것은 실수로 전쟁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미국 사람들은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한 것처럼 중국이 미국을 침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914년 유럽 열강이 실수로 전쟁을 벌여 4년 동안 1000만명 이상이 죽었고 4개의 왕조가 무너진 1차대전과 같은 것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두나라는 사소한 충돌이 큰 충돌로 번지는 것을 피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가드레일(보호장치)을 마련해 협력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것처럼 최고위층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무엇이 서로의 레드라인(마지노선)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이 교수는 "두나라가 협력을 증진하려면 대면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학생, 언론인, 관광객들이 서로 상대국을 자주 찾아가야 하며, 이런 방문이 소프트파워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결국 상대국을 악마로 만드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관계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10년이나 20년 주기로 변화했다"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중전략경쟁이 앞으로 10년 이상 진행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두나라가 경쟁을 하면서도 협력을 해야 하며, 특히 기후변화와 코로나 19와 같은 유행병 분야의 국제적 도전에는 반드시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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