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뱅크 등 지방은행 잇따른 파산 여파
예금 불안 우려 증가...2008년 금융위기 때 웃돌아
미국 성인 5명 중 1명, 은행예금 자택·금고로 옮겨

미국 달러 지폐. /사진=AP, 뉴시스
미국 달러 지폐.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지방은행의 잇따른 경영 파산으로 예금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미국민들이 늘고 있다.

미 조사회사 갤럽이 최근 공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48%가 예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웃돌았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조사는 4월 3~2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3월에는 미국 지방은행인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 뱅크가 잇따라 파산하면서 다른 지방은행에서도 예금을 인출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갤럽이 같은 조사를 한 것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은행 등에 맡기고 있는 돈의 안전성에 대해 19%가 '매우 걱정'이라고 답했고 29%가 '다소 걱정'이라고 답했다. 2008년 9월 조사에서는 이 둘 합쳐 45%였다.

지지 정당과 학력 등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다. 공화당 지지자 중 걱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55%로 민주당 지지자(36%)를 앞섰다. 대졸자에서는 같은 36%였지만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에서는 54%였다. 소득계층별로는 가구연봉이 10만 달러 미만인 사람은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과 비교해 예금을 걱정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갤럽은 조사 결과에 대해 "현 정권이나 경제 환경에의 불만과 결부되어 있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계좌당 25만 달러까지 예금보호 조치에 대한 인지도 차이가 계층별 조사 결과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SVB 등이 파산한 직후인 3월 13~15일, 미국 조사회사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예금을 은행 계좌에서 자택이나 금고 등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응답했다. 반면 예금 전액 보호가 결정된 직후여서 '은행을 믿는다'는 사람의 비율은 70%로 2월 시점 조사(66%)를 웃돌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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